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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나의 공연,전시,축제

밀양아리랑센터에서의 마법 같은 밤: 나윤선 재즈 콘서트 '어나더 크리스마스 _필링 굿(ANOTHER CHRISTMAS_FEELING GOOD)'의 멋진 선율 속으로~

by 홍나와 떼굴이 2023.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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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12월이면 나윤선의 크리스마스 공연을 손꼽아 기다리는 관객들이 있다. '관객들은 그녀의 공연에서 깊은 감동과 치유의 시간을 경험하기 때문에 나윤선의 공연 티켓은 의료보험혜택을 적용해야 한다'는 프랑스 평론가의 이야기는 관객들의 기대에 대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

 

매년 100여 회에 이르는 해외 공연의 마지막을 항상 국내 팬들과 함께 해온 나윤선은 올해도 변함없이 일 년간 투어를 함께 해온 해외유명뮤지션들과 최고의 음악적 완성도를 자랑하는 그녀만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공연을 선보였다.

 

특히 올해는 대중들에게 비교적 친숙한 곡들로만 채워진 12집 음반 발매가 예정되어 있어서 이번 공연에서 선보인 새 음반의 수록곡 들은 관객들의 큰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며 크리스마스 공연에서만 선보이는 그녀의 독특한 캐럴 또한 큰 기대에 부응한 공연이었다.

 

12/29일 밀양아리랑센터 대공연장에서 있었던 나윤선 재즈 콘서트에 떼굴님과 함께 다녀왔는데 그 현장분위기 소개해 본다.

 

 

▶2023.12.29(금) ~ 2023.12.29(금)

▶장소: 밀양아리랑아트센터

대공연장

▶출연진: 나윤선, 막심 산체스,

토니 팰 만

▶공연 일시: 금요일(19:30)

▲나윤선 재즈콘서트를 보러 오신 분들(밀양아리랑아트센터 로비)

 

▲나윤선 '어나더 크리스마스_필링굿'공연

<주요 경력>

2013. 스위스 몽트뢰 재즈 보컬

컴퍼티션 심사위원장

2014. 프랑스 Jazz a Vienne

레지던스 아티스트 선정

2015. 국립극장

<어우락 페스티벌>

예술감독

현> 세계 재즈의 날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홍보대사

강원도 아리랑 홍보대사

 

▲공연 포스터: 밀양아리랑아트센터: 12/29일 금요일 (19:30)분공연으로 봤다

 

 

 

▲공연 시작 전 무대위는 정적이 흐른다.
▲나윤선님

 

1. " 새하얀 눈 내려오면 / 산 위에 한 아이 우뚝 서있네 / 그 고운 마음에 노래 울리면 / 아름다운 그 이름 사람이어라 / 그 이름 아름다운 사람이어라"

 

'월드 클래스' 재즈보컬 나윤선의 목소리는 그러한 사실을 그렇게 믿게 만든다. 부르는 대상에 대한 사실을 진실로 인식하게 한다는 얘기다.

 

영하로 떨어진 29일 오후 백설 같은 옷을 입고 밀양아트센터 무대에 오른 나윤선은 '아름다운 사람' 김민기를 또 그렇게 새삼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하게 했다.

 

현재 위암 투병 중인 김민기는 국내 포크음악계 대부이자 대학로 소극장 '학전' 지킴이다. 그런데 학전은 창립 33주년인 내년 3월 15일 문을 닫기로 했다. 학전의 대표작인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오는 31일까지 이 극장 마지막 무대를 펼친다. 나윤선은 1994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대중문화계에 데뷔했다.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옅은 어둠이 

안개처럼 내린 도시에

 천상의 화음으로 

몽환적 소리로 다가온다. 

짙어가는 겨울밤 

그녀의 목소리는

 관객의 가슴을 파고든다. 

속삭이는 듯, 절규하는 듯 

가슴에서 하늘 맞닿은

곳까지 거침이 없다.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드는 목소리

 관객의 영혼을 자유롭게 한다. 

한계가 더는 걸림이 아닌

 영혼의 자유로움 

그녀에게 받은

연말 크리스마스 선물치 곤

너무 벅차 가슴이 먹먹해진다

나윤선!!!!!!!!! 

세계적인 재즈 보컬리스트

밀양 관객의 잊지 못할

 겨울밤이 됐다.

 

▲사진 왼쪽 뮤지션 막심 산체스(Maxime Sanchez)

 

 

<막심 산체스 Maxime Sanchez >

:나윤선과 함께하는 뮤지션 

 

막심 산체스 (Maxime Sanchez)의 재능은 최근 제이스 모란(Jason Moran), 다닐로 페레즈(Danilo Perez), 허비 앤콕(Herbie Hancok)과 같은 거장들에 의해 심사받은 Thelonious Monk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3위를 차지함으로써 알려지게 되었다. 막심은 4살 때 한국에서 피아노 연주를 시작했으며 이후에는 프랑스 툴루즈, 마르시악, 몸펠리에서 공부했다. 2008년에 NSMDP( 파리국립고급음악 및 무용음악원)에 입학하여 재즈 및 즉흥음악과를 전공했다. 막심은 두 명의 테너 색소폰연주자인 줄리언 몬티안(Julien Pontvianne)과 아드리안 산체스(Adrien Sanchez)로 이루어진 오리지널 트리오 "KEPLER"을 공동 창립하기도 했다. 그의 음악 외에도, 막심은 파리 근처의 음악원에서 교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오른쪽 뮤지션: 토니 팰만 ( Tony Paeleman)

 

< 토니 팰 만 Tony Paeleman>

: 나윤선과 함께하는 뮤지션 

 

니스 태생의 토니 팰 만은 피아노와 펜더 로즈 위에 재즈부터 퓨전에 이르는 방대한 음악적 팔레트를 펼쳐 보인다. 그는 자신의 퀄텟과 함께 만든 두 개의 어쿠스틱 앨범으로 특유의 깊이와 섬세함을 담은 손라이팅 능력을 증명했으며, 트리오 구성으로 선보였던 최근 음악은 80년대의 일렉트릭 사운드에 대한 헌정을 담고 있다. 프랑스 평단은 이 앨범을 "매우 중독적이고 강렬하며 흥분되는 앨범"이라고 높이 평가한 바 있다."그는 유럽 음악신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Vincent Peirani, Emile Parisien, Anne Paceo의 대체할 수 없는 사이드맨이자 프로듀서이기도 하며, 파리 음악신의 실력 있는 연주자들을 소개하는 Shed Music Label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하다.

 

 

2. 나윤선은 현재 돌고 있는 7개 도시 전국 투어 재즈 콘서트 '어나더 크리스마스 _필링 굿(ANOTHER CHRISTMAS_FEELING GOOD)'의 하나로 펼친 이번 밀양아트센터 무대에서 "주변에 아픈 사람이 많다"라고 털어놨다. "그분들에게 힘이 되고 싶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마음이 아프다며 희망이 있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민기의 '아름다운 사람'을 불렀다. 나윤선이 김민기의 이름을 직접 거명한 건 아니다. 하지만 나윤선과 김민기의 인연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힘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 중 한 명이 김민기임을 알 수 있었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다.

 

'아름다운 사람'은 김민기의 대표곡이다. 김민기가 1971년에 만들었다. 당시 서울대 미대 신입생 환영회 때 회화과 대표로 노래한 이현경·박영애를 눈여겨봤다가 후배들인 그녀들에게 줬다. 김민기는 서울대 미대 회화과 69학번이다. 이후 두 사람은 포크 여성듀오 '현경과 영애'로 활동했고 1974년 발매한 데뷔 음반이자 마지막 음반에 이 곡을 표제작 중 하나로 실었다. 해당 곡은 김민기가 1993년 서울음반에서 시리즈 형식으로 발매한 네 장의 앨범 중 첫 번째 음반인 1집에도 그가 부른 버전으로 포함됐다.

 

 

3. '아름다운 사람'은 음악계 후배들에 각별하다. '전방위 뮤지션' 정재일도 지난 1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연 콘서트 '리슨'의 앙코르에서 이 곡을 들려줬다. 어릴 때부터 학전의 다양한 공연에 음악 작업으로 참여한 정재일은 김민기의 노래굿 '공장의 불빛'을 재해석하는 프로젝트(2004)도 진행했었다. 정재일은 김민기가 객석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샘플링한 김민기의 육성과 피아노, 기타 라이브 연주를 결합해 이 곡을 재해석했다.

 

 

4. 나윤선은 3집 '다운 바이 러브(Down By Love)'(2003)'아름다운 사람'을 리메이크해 실었다. 포크 창법으로 담백하게 불렀었는데, 이번엔 프랑스 피아니스트 토니 팰 만의 연주에 맞춰 깨끗한 설원을 연상시키는 부드러움으로 승화시켰다. 존경과 위로 그리고 희망이 한껏 담겨 있었다.

 

 

5. 나윤선이 '아름다운 사람'과 함께 이날 들려준 우리말 노래는 '시인과 촌장' 하덕규의 '가시나무'였다. 혼란스러운 시대에 모든 복잡한 마음을 다 아는 듯한 나윤선의 보컬은 객석을 적셨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같은 캐럴 고전, 내달 말 발매 예정인 정규 12집 수록곡 '필링 굿(Feeling Good)' 그리고 우리의 '아리랑' 등 이날 공연은 역시나 풍성했다. 스페인 작곡가 이사크 알베니스의 기타 연주곡을 나윤선이 편곡한 '아스투리아스(Asturias)'는 변화무쌍한 인간의 목소리가 기술과 기교를 넘어 예술로 승화할 수 있음을 다시 확인시켜 준 명불허전의 순간이었다. 

 

 

6. 특히 이번 무대는 나윤선의 월드투어 멤버인 피아니스트 막심 산체스와 토니 팰 만이 함께 세션으로 함께해 최고의 음악적 완성도를 자랑하는 그녀만의 특별하고 매력적인 음악을 선보였다. 나윤선이 지향해 온 보컬 미학과 결합해 창의성과 음악적 신뢰로 가득 찬 그녀의 음악 여정에 두 명의 피아니스트가 함께한 독특하고 신선한 음악 조합을 통해 관습적 소리의 경계를 초월하는 새로운 시도로 시민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성탄절의 감수성 짙은 분위기를 담아낸 이번 공연에는 그녀의 12집 새 음반의 수록곡들과 크리스마스 공연에서만 선보이는 그녀만의 독특한 캐럴을 나윤선의 독특한 음악적 어법으로 들려줬다. 아쉬움의 진한 여운을 남긴 공연이었다.

 

 

7. 팰 만과 또 다른 프랑스 피아니스트 막심 산체스와 꾸린 이번 공연은 담백했지만 풍성했고 미니멀했지만 다채로웠다. 마치 눈이 내리듯 여섯 개의 원 형태로 무대 위를 장식한 조명은 갖가지의 따듯한 색감을 연출하며 또 다른 황홀경을 선사했다. 바쁜 해외 스케줄 가운데도 항상 전국투어로 국내 팬들에게 인사하는 다정한 그녀는 매년 발견이 아닌 발명된다. 나윤선은 그냥 음악이다. 콘서트가 끝난 뒤 로비는 사인회를 기다리는 줄로 가득 찼다. 관객들은 사인받으려고 긴 줄을 이루며 세계적인 뮤지션과 소통하며 즐거워했다. 저마다 가슴 가득히 감동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아 든 채 행복한 얼굴을 하고 겨울밤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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