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삼각지 카페 피요르드, 통창 햇살과 정원 감성에 마음까지 광합성한 날
세무소, 의료보험공단, 동사무소. 이 세 곳을 하루에 차례로 들렀다는 말만 들어도 벌써 어깨가 살짝 무거워지지 않나요. 이날 떼굴님과 저는 아침부터 서류를 떼고, 확인하고, 다시 이동하고, 또 정리하는 생활형 행정 투어를 제대로 하고 있었습니다. 여행은 아닌데 동선은 여행급이고, 관광지는 아닌데 체력 소모는 거의 등산급이었던 오전이었죠. 그 와중에 점심은 그냥 넘길 수 없어서, 방시혁의 하이브 건물 뒤편 맛집이자 풍자의 또간집으로 유명세를 탄 섬집에서 묵은지김치찜 한 상을 야무지게 먹었습니다. 서류에 지친 영혼을 묵은지로 구조한 뒤, 이제 남은 건 커피 한 잔과 잠깐의 숨 고르기였습니다. 그래서 들른 곳이 바로 용산 삼각지 근처 카페 피요르드였습니다.이름부터 어딘가 북유럽 바람이 솔솔 불 것 같은데, 막..
2026. 5. 31.
전북 부안 내소사 사찰여행, 절집 구경 왔다가 감탄이 수행이 되어버린 날.
내소사는 입구에서부터 분위기가 남다른 절이었습니다. 보통 사찰 여행이라고 하면 고즈넉하고 차분한 풍경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이곳은 거기에 계절이 한 스푼, 꽃이 두 스푼, 감탄이 다섯 바가지쯤 더해진 느낌이었달까요. 전나무숲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음은 이미 반쯤 정리되었고, 눈은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대웅보전의 묵직한 존재감, 극락보전의 단정한 아름다움, 지장전 앞을 지키는 수호신의 강렬한 표정, 범종각과 동종이 품고 있는 불교적 상징, 그리고 경내 곳곳에 서 있는 오래된 나무들까지, 내소사는 “여기 좀 천천히 보세요” 하고 말없이 붙잡는 곳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내소사 방문이 더 특별했던 건, 절집의 고요함 한가운데서 봄이 제대로 만개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천년의 시간을 견딘 ..
2026. 5. 31.
신안 안좌도 퍼플섬 가볼만한곳 추천, 박지도부터 반월도까지 걷다 보니 세상이 전부 보라였다
전남 신안 자은도 백길해수욕장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오전 11시 전에 체크아웃을 마친 뒤 다음 행선지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바다가 아니라 색깔이 먼저 여행자를 붙잡는 곳이었지요. 바로 신안 퍼플섬, 그러니까 박지도와 반월도를 잇는 그 유명한 보랏빛 섬입니다. 자은도에서 노을과 해송길과 하얀 모래사장으로 마음을 한껏 느슨하게 풀어놓고 왔더니, 이번에는 퍼플섬이 “이제 감성은 알겠고, 색으로 한 번 더 놀라보시죠?” 하고 기다리고 있는 듯했습니다. 퍼플섬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여긴 누가 이렇게 한 가지 색에 진심이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을 지붕도 보랏빛, 간판도 보랏빛, 도로도 보랏빛, 다리도 보랏빛, 심지어 눈에 들어오는 분위기마저도 왠지 보랏빛으로 보이는 기분이 들더군요..
2026. 5. 31.
전남 신안 임자도 튤립축제 후기, 꽃길 따라 걷다 마음까지 봄이 된 하루!
퍼플섬에서 박지도와 반월도를 한 바퀴 걷고 나오니, 다리는 조금 묵직했지만 마음은 이상하게 더 가벼워졌습니다. 게다가 안좌도에서 한상가득 백반&보리밥으로 점심까지 든든히 채웠으니, 이제 여행은 끝이 아니라 2차전이더군요. 그 다음 행선지는 바로 신안 임자도 튤립축제, 이름만 들어도 벌써 꽃향기가 문장 밖으로 새어 나올 것 같은 곳이었습니다.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끊고 들어서는 순간, 아까까지는 보랏빛 섬을 걷던 사람이 어느새 알록달록 봄 한가운데를 걷는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빨강, 노랑, 분홍, 하양의 튤립들이 정원을 가득 채운 풍경은 그야말로 눈이 먼저 웃고, 카메라가 뒤늦게 바빠지는 순간이었지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퍼플섬 여행의 여운을 품은 채 임자도 튤립정원에서 만난 봄의 절정, 그 화사하고 사랑스..
2026. 5.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