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 조계종
제4교구 본사 월정사는
동대 만월산을 뒤로하고,
그 만월산의 정기가 모인 곳에
고요하게 들어앉은 월정사는
사철 푸른 침엽수림에 둘러싸여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띤다.
그 앞으로는 맑고 시린 물에서
열목어가 헤엄치는 금강연이
또한 빼어난 경관을
그리며 흐르고 있다.
월정사를 품고 있는 오대산은
문수보살의 성산으로,
산 전체가 불교 성지가 되는 곳은
남한에서는 오대산이 유일하다.
월정사는
자장율사에 의해서,
신라 선덕여왕
12년(643)에 창건된다.
자장은 중국으로 유학하여
산시 성 오대산의
태화지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한다.
이때 문수보살이
부처님의 사리와 가사를
전해준 뒤, 신라에서도 오대산을
찾으라는 가르침을 주게 된다.
이후 귀국하여 찾게 된 곳이
강원도 오대산이며,
이때 월정사를 창건하고
오대 중 중대에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을 조성하게 된다.
오전 내내 비 내리던 날 떠났던
오대산 월정사와 전나무숲길
함께 걸어보자.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여
재업로드합니다.
월정사 전나무숲
(세속 씻어내는 숲길)
오대산을 찾은 건 부안 내소사,
남양주 광릉수목원과 더불어
한국 3대 전나무 숲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곳이 월정사 입구에 있다고 해서다.
월정사라면 불교의 성지가 아닌가.
심신의 세속을 씻어내는
특별한 숲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오대산 입구에 들어섰다.
아니나 다를까, 마을 어귀부터
빼곡히 얼굴을 내민
전나무 가로수가 반긴다.
멋들어지게 솟아 있는 소나무를
보는 것이 강원도 여행의 백미라면,
월정사 전나무 숲은 오대산 여행의
별미라고 할 수 있겠다.
월정사 전나무 숲은
일주문부터 금강교까지
1km 남짓한 길 양쪽에 있었다
. 평균 수령 80년이 넘는 전나무가
자그마치 1700여 그루란다.
사찰로 들어가는 세 개의 문 중
첫 번째 문인 일주문 안쪽으로
숲이 조성돼 있기 때문에
전나무 숲은 월정사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월정사는 중국 오대산에서
문수보살을 만나고 온 자장율사가
643년 지금의 오대산에 초막을 짓고
수행을 한 것이 시초라고 한다.
원래는 소나무가 울창하던 이곳이
전나무 숲이 된 데는 사연이 있었다.
고려 말 무학대사의 스승인 나옹선사가
부처에게 공양을 하고 있는데
소나무에 쌓였던 눈이 그릇으로 떨어졌다.
그때 어디선가 나타난
산신령이 공양을 망친 소나무를 꾸짖고
대신 전나무 9그루에게 절을
지키게 했다는 것이다.
그 뒤부터 이곳은
전나무가 숲을 이루었고,
실제로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월정사를 지킨 셈이 되었다.
그래서 월정사 전나무 숲을
'천년의 숲'이라고 부른다니
그 이름이 한결 새롭고
신비스럽게 다가왔다.
몸의 세속을 씻어내는 길
전나무는 나무에서
젖(우유)이 나온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 걸
이곳에 와서 처음 알았다.
탄소와 수소가 결합된
바늘잎에서는 상큼한 향이
뿜어져 나온다.
식물성 살균물질인
피톤치드와 음이온이
숲길을 가득 채우는 느낌이다.
최고령 370년에 달하는 아름드리
전나무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영화 <반지의 제왕> 배경 속에
와 있는 것 같다.
숲길 중간에 2006년
10월 태풍에 쓰러졌다는
전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40m가 넘는 몸체가 꺾이고
남은 나무 밑동은 성인 2명이
들어가도 남을 정도로 거대하다.
수령 500년이 넘는
최고령 나무였다고 하니
쓰러진 뒤에도 풍기는
위용이 남다르다.
숲길 옆을 흐르는
오대천 상류 계곡의 물은
눈부시게 반짝이고 있었다.
따뜻한 날에는
수달, 삵, 족제비, 다람쥐 등
야생동물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실제로 걷다가 다람쥐를 만났다
반갑게 인사도 나눴다.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1시에 열리는
전나무 숲 자연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마음의 세속을 씻어내는 길
길을 걷는 연인과 가족 사이로
행자복을 입은 사람이 눈에 띈다.
혼자 천천히 걸으며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비워내는 듯한 표정.
월정사 단기출가학교의 입학생이다.
일반 사찰의 템플스테이와는 달리
삭발을 하고 행자복을 입은 채
고행을 이어가는 프로그램이
월정사 단기출가학교다.
그 시작이 전나무 숲을 삼보일배하며
비워내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전나무 숲길에는 2004년부터 시작된
단기출가학교 입학생들을 기리는
삭발 기념탑이 세워져 있었다.
일주문을 지나 조금 더 걸어가니
마을 신을 모시는 성황각이 보인다.
예전에는 이 숲길 안쪽에 마을이
있었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절의 시작을 뜻하는
일주문 안에 성황각을
그대로 남겨놓았다는 것은
불교가 토속신앙을
포용한 흔적이다.
성황각
그래서일까.
굳이 불자가 아니어도
전나무 숲길을 걸으면
세속적인 마음을
씻어내는 기분이 든다.
전나무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금강교가 나오고, 그 위에 바로
월정사가 위치해 있다.
한국전쟁 때
영산전, 진영각 등
17동의 건물과
월정사 소장 문화재가
불에 타 재로 변한 뒤 1964년
탄허 스님이 월정사를 중건했다.
현재는 국보 제48호인
팔 각구층 석탑만이고려 초기
사찰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전나무 숲길을 걷고 난 뒤
월정사에서 절밥을 맛보고
하룻밤 몸을 누이는 것도 좋다.
‘숲은 마음을 치료하는 녹색 병원’
이라는 말이
전나무 숲을 걸어
월정사에 닿으면
더욱 실감 나기
때문이다.
일주문
절의 입구임을 알리는 문으로
절에 들어서기까지 거치게 되는
세 개의 문 중 첫 번째 문이다.
모든 중생이 자유롭게
드나들라는 의미에서
문짝을 달지 않았고,
기둥을 양쪽으로
일직선상으로 세워
문을 지탱하는 구조에서
일주문이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
현판의 '월정 대가람'은
탄허 스님의 친필이다.
사찰로 들어가는 세 개의 문 중
첫 번째 문인 일주문 안쪽으로
숲이 조성돼 있기 때문에
전나무 숲은 월정사의
일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대산의 또 다른 절인 상원사까지
오르는 선재길 안내도이다.
천왕문(天王門)
금강교를 지나 제일 먼저
만나는 문이 천왕문이다.
일명 사천왕문四天王門이라고도 하며
대개 일주문 다음에
천왕문(天王門)이 있다.
천왕문은 불법을 수호하는
수미산 중턱에 살고 있는
불법을 외호外護하는 신장神將을
모신 전각이다.
이 천왕들은 수미산 중턱의
동, 서, 남, 북에서 그들 무리와 살면서
인간의 선악을 관찰하며
불법을 수호한다.
동방 지국천왕持國天王은
왼손에 비파를 들었고,
남방 증장천왕僧長天王은
오른손에 보검을 들었고,
서방 광목천왕廣目天王은
오른손에 용을
왼손에 여의주를 들었고,
북방 다문천왕多聞天王은
삼지창과 보탑을 들고 있다.
월정사의 천왕문은
조선시대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사천왕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벽화에는 중국 선종의
제2대 조인 혜가,
부모은중경, 자장율사,
지장보살, 포대 선인,
기인 한산의 설화가 그림으로
설명되어있다.
1974년 만화 스님이
중건했다.
적광전(寂光殿)
팔 각구층 석탑 뒤에 만월산 자락의
한 기운이 엉긴 곳에 자리한 적광전은
정면 다섯 칸, 측면 네 칸의
매우 큰 법당으로, 팔작지붕에
다포계 양식으로 세워졌으며
갖가지 문양이 어우러진
단청은 매우 화려하다.
1930년대의 조선 고적 도보에 의하면
과거 7불을 보신 칠 불 보전이
자리하고 있었으나 6.25 전쟁 때
아군에 의해 소실되었다가
1968년에 만화 스님이 주지로
계실 때 다시 중건되었다.
적광전 외부 기둥 1개 중 16개는
오대산에서 자생하는 소나무이고
2개는 괴목이며, 내부 기둥 10개는
오대산에서 자생하는 전나무로 만들었다.
적광전이 소실되기 전에는
칠 불 보전七佛寶殿이라 했다.
대체로 적광전에는 비로자나 부처님을
모시는 것이 통례인데 이곳 적광전은
그 통례를 깨고 석굴암의 불상 형태를
그대로 따른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있다.
이는 1964년
만화 스님 법당 중창 당시에는
현판이 대웅전이었다.
그러나 1950년대 탄허 스님의
오대산 수도원을 기념하기 위해
결사의 주主 경전이었던
화엄경의 주불인
비로자나불을 모신다는 의미로
적광전으로 고쳐 현판을 달았다.
적광전 뒷면 벽화는 10개의 소를
찾아다니는 이야기를 그린
심우도가 그려져 있다.
적광전 현판과 주련柱聯 글씨는
탄허 스님의 친필이다.
주련의 넉 줄은
자장율사의
불탑 계이다.
만 대윤 왕 삼계 주
萬代輪王三界主
쌍림시멸기천추
雙林示滅幾千秋
진신사리 금유재
眞身舍利今猶在
보사 군생 예불 휴
普使群生禮不休
만대의 왕이며
삼계의 주인이여
사라쌍수 열반 이래
얼마나 세월이 흘렀는가
부처님 진신사리를
지금 여기에 모셨으니
뭇 중생으로 하여금
예배를 쉬게 하지 않으리.
팔 각구층 석탑
(고려시대 초기인 10세기경의
작품이며 국보 제48호.)
월정사의 본당인 적광전의 앞뜰
중앙에서 조금 비껴 난 자리에
팔 각구층 석탑이 서 있다.
팔 각구층 석탑은 연꽃무늬로
치장한 이층 기단과 균등하고
우아한 조형미를 갖춘 탑신
그리고 완벽한 형태의 금동장식으로
장엄한 상륜부 등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뛰어난 석탑이다.
신라의 자장율사가 세웠다고 하나,
그 무렵의 탑들은 평면 정방형에
삼층 또는 오층의 탑으로
이루어진 것에 견주어,
이 탑은 평면이 팔각형이며
탑의 층수도 구층에
이르는 늘씬한 자태를
이루어 고려시대의 석탑 양식을
따른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탑은 전체를
화강암으로 조성하고
상륜부에 일부
금동장식을 더하였는데
여러 차례의 화재로 손상을
입은 부분이 더러 있으나
오늘날까지도 본래의 형태를
그대로 간직해 오고 있다.
기단은 아래층 각 면에 안상을
새기고 연꽃 장식을 베풀었다.
그 위로는 굄돌을 놓아 위층 기단을
정성스레 받들어 기단 전체가 마치
부처님의 연꽃 대좌처럼
장식되었다.
그 위에 탑신을 받았으니
탑신은 곧 부처님이다.
탑신 안에 부처님의 사리가
모셔져 있으니 불사리는
부처님의 진신이나 다를 바 없고
그러한 진신의 부처님이
연꽃 대좌 모양의
기단 위에 계신 것은
당연하다.
그리하여 기단 위에는 부처님을
앉히기 위한 방석과 같은 석재를
별도로 끼웠으며
탑 앞의 석조보살 좌상도
부처님과 같은 탑 앞에서
공양하는 자세를
하고 있다.
탑신은 각 층마다
줄어듦이 적고
층수는 구층을 헤아려
탑이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는 느낌을
더해주고 있다.
팔각은 불교의
실천수행에 기본이 되는
팔정도八正道를 상징한다.
층마다 몸돌과 지붕돌은
각각 하나의 석재로 이루어지고
일층의 사면에는
네모난 감실이 하나씩 있는데,
남면의 감실이 가장 크며
문틀을 단 흔적도 있다.
몸돌은 모서리마다
귀기둥이 새겨지고
끝은 밑면이 수평이고
위는 곡면으로 처리하여
추녀 끝이 살짝 위로
솟아 가뜬해 보이며
추녀 끝마다 풍탁이 달려 탑은
언제나 바람의 향기를
음미한다.
흐트러짐이 없는 정연한 상륜은
보탑의 격조를 한층 더하여 주며,
여기에 금동장식을 더하여 탑 위에
보관을 얹은 듯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리하여 보탑의 절정부는 세련된
조형미를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여러 번의 화재로 인하여 1970년
해체 보수를 통하여 1층 2층 6층 9층을
새 돌로 갈았으며 그 당시에
1층과 5층에서 총 12점의
사리구가 발견되었다.
은제의 불상 1구와 4점의 청동 거울,
금동 향합과 향주머니, 진신사리경 등의
총 12점의 유물들은 2003년 6월
보물로 일괄 지정되었다.
또한 2000년 8월 월정사 석조보살좌상
보수공사 시에 지하 1m 아래에서 탑의
기단부로 보이는 또 하나의 유구가
발견이 되어 학계의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팔 각구층 석탑은 높이 15.2m로
우리나라의 팔각석탑으로는 가장 크다.
그뿐만 아니라 그 아름다움에서도
단연 으뜸이며
고려시대의 가장 대표적인
석탑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밖에 월정사 경내에는
무엇 무엇들이 있는지
전각 배치도를
비가 많이 내린 후 방문이라
날씨가 몹시 흐려
사진에 많이 담지 못했다.
월정사 전각 배치도!!
월정사 경내에는
'청류 다원'이라는 전통찻집이
있어 잠시 들러
오미자차와
쌍화차를 마셨다.
월정사 전통찻집 '청류다원'
모든 차는 5,000이며
대추차만 6,000이다
청류 다원의
좌탁이다.
이곳에 앉아
차를 마셨다.
야외데크에
탁자도 놓여있으니
이곳에서 마셔도 된다.
우린 비가 많이 내린 뒤
날씨가 을씨년스러워
다원 안에 들어가 마심.
몸 컨디션이
조금 안 좋았던
나는 감기 피로
해소에 좋다는
대추와 잣 동동 띄운
'쌍화차'를 마셨고~~
애주가(술고래? ㅎ)인
떼굴님은 간 건강에 좋고
비타민이 많다는
'오미자차'로~~
풍경 좋은
청류 다원의 창가에 앉아
쌍화차/오미자차를를
음미하며 잠시나마
세속의 때를 씻어준다.
창가에 앉아 찻잔을 앞에 두니
여행이란 시 한 수가 떠올라 적어본다.
+ 여행旅行
목하 수행 중이다
살을 째보 기도 하고
피를 철철 흘려도 본다
말수를 줄여도 보고
명상에 잠겨도 본다
몸살을 앓아도 보고
오만 별 짓거리를 다해 본다
하나 역시
참 수행은
길을 떠나는 것만큼
확실한 것은 없는 듯싶다
길이 곧 깨달음의 스승이다
다시
길 떠날 채비를 해야겠다
(김낙필·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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