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홍나의 맛집

[부천 상동역 맛집]조마루 감자탕: 상동역 조마루에서 감자탕으로 피어나는 따스한 위로!

by 홍나와 떼굴이 2024. 7. 3.
반응형

부천 상동역 근처의 조마루감자탕. 부천에 사는 오랜지인 유민아빠네와의 따뜻한 만남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 이곳은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옛 친구처럼 포근하고 정겨운 맛의 품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저마다의 이야기를 나누며 끓어오르는 감자탕 한 솥에 두 손을 노곤하게 데우며, 우리는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지나온 날들을 추억했다. 이 소박한 맛집에서 맛본 감자탕은 우리의 대화와 웃음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6/28, 29일 이틀간의 인천 계양문화회관 넌버벌퍼포먼스 '플라잉' 공연이 있던 둘째날 점심에 부천 상동역 근처에서 유민아빠네랑 함께 먹은 메뉴 '감자탕' 소개해 본다.

 

※여기서 잠깐:))

<감자탕의 유래부터 공부하고 가실께여>

: 얼큰한 감자탕을 찾는 이들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감자탕이란 이름은 감자가 들어있기 때문에 지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감자탕의 주인공은 감자가 아니었다. 감자라는 이름은 돼지등뼈를 부르는 한자어란 것이다. 돼지등뼈를 감저(甘猪;단맛이 나는 돼지고기)라고 하는데 이를 넣고 끓인 것이 바로 감저탕(甘猪湯)이고 거기에 감자가 들어간 것이라고 한다. ‘감저탕(甘猪湯)’이 시간이 지나면서 감자탕으로 변했다는 설이다

 

그런데 조선시대에는 감자도 감저(甘藷)라고 했다. 기록에 의하면 감자는 순조 때(1824년) 청나라에서 전해졌는데 북저(北藷) 혹은 토감저(土甘藷)라고 했다. 또 북쪽에서 들어와 북방감저(北方甘藷)라고도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감자탕의 시초가 감저탕(甘猪湯)이 아니라 다른 한자인 ‘감저탕(甘藷湯)’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국어사전을 보면 감저탕(甘藷湯)을 ‘감자를 넣어 끓인 감잣국’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감저탕(甘藷湯)에는 돼지등뼈가 없고 감자만 있는 것이다.

돼지를 길렀던 시기는 감자가 유입된 시기보다 훨씬 이전이다. 문헌상으로는 부여, 옥저, 고구려 등에서 소나 돼지, 말을 길렀다는 기록이 있다. 따라서 돼지뼈를 넣고 끓인 감저탕(甘猪湯)이란 이름이 먼저 생겼고 이후 감자가 감자탕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

 

돼지를 의미하는 한자어로는 저(猪)나 돈(豚)이 있다. 저(猪)는 멧돼지를 의미한다. 저돌적(猪突的)이란 말은 멧돼지처럼 돌격한다는 말이다. 반면에 가축으로 키우는 집돼지는 돈(豚)이라고 한다. 돈(豚)자의 고기육(⺼)변에 붙은 ‘시(豕)’도 돼지를 의미한다. 감저탕이 감돈탕(甘豚湯)이 아닌 이유로 최초의 감자탕은 집돼지가 아닌 멧돼지뼈를 넣고서 끓인 탕이었던 것 같다.

 

이처럼 원래 우리말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한자어에서 출발한 것들이 많다. 바로 해장국도 그렇다. 해장국은 술을 마신 다음 날 속풀이로 먹는 국을 말한다. 보통 해장(解腸)국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 해장국의 어원은 바로 해정탕(解酲湯)이다. 해정(解酲)이란 숙취(酲)를 풀어준다(解)는 의미이다. 정확하게 해정(解酲)국이 해장국이 된 것이다.

 

설렁탕도 조선시대 선농단(先農壇)에서 제사를 지내면서 소고기를 국으로 끓여 나눠먹었다고 해서 선농탕(先農湯)이란 설이 있다. 또 눈처럼 진한 국물이라고 해서 설농탕(雪濃湯)이 설렁탕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이 설들은 학자들 사이에서 인정되지 않고 있다.

 

또 몽골음식이었던 고기를 넣고 삶은 맑은 국물을 ‘공탕(空湯)’이라고 하는데, 공탕을 ‘슈루’라고 발음한다고 한다. 이 말이 우리나라로 전해지면서 공탕(空湯)이 곰탕, 슈루가 설렁탕으로 불렸다는 것이다.

 

이름의 변천은 한자를 쓰고 읽지 못했던 서민들 사이에서 비슷한 발음으로 전해지면서 정착됐을 가능성이 높다. 어떤 이름으로 불려도 상관없겠지만 유래를 알고 먹으면 또 다른 깊은 맛이 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감자탕집에서 감자가 적다고 억지 쓸 일이 아니다. 

▶주소: 경기 부천시 원미구

길주로 115

▶지번: 상동 535-9

▶영업시간: 24시간 연중무휴

매일 00:00 - 24:00

▶전화번호: 032-212-8890

▲메뉴&가격표!!

▲홀풍경

▲상차림

 

1. 감자탕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으니 기본찬으로 잘익은 깍두기와 배추김치, 풋고추와 쌈장, 소스, 사리로 나오는 수제비, 우거지(묵은지)등으로 상이 차려진다.

▲감자탕이 끓으면 덜어먹을 각각의 옆접시와 그릇들

 

▲개운하면서도 얼큰한 국물맛으로 유명한 '감자탕'

 

2. 뼈다귀 고기, 당면, 감자, 깻잎, 수제비, 떡, 고추, 우거지, 묵은지, 들깨가루 등을 넣고 돼지뼈를 12시간 동안 푹 끓여 깊고 진한 육수를 부어 끓인 칼칼한 '감자탕'이 나온다. 또 뼈와 사리뿐 아니라 다양한 채소도 추가 주문이 가능하다.

▲녹진하고 감칠맛나는 국물의 감자탕!

 

3. 가마솥에 두 번 삶은 돼지 등뼈와 칼칼하면서도 부드러운 국물의 감자탕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국물과 어우러지는 시래기와 우거지 또한 부드럽고 맛있다. 고기는 익힌 상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시래기와 우거지의 숨이 죽을 때까지만 살짝 더 끓인 후 먹으면 된다.

 

다른 곳과는 달리 고춧가루로 매운맛을 내기 때문에 텁텁하지 않고 깔끔한 국물이 특징이다. 밥을 볶아먹는 것도 좋지만 육수를 추가한 후 사리면을 넣어 먹어도 별미다. 

▲뼈다귀 고기, 수제비, 우거지, 감자, 시래기등을 차례로 건져 먹었다.

 

4. 감자탕 한 냄비가 식탁위로 놓이자 푸짐한 뼈 고기에서 우러나오는 육수의 향기가 공간을 가득 메웠다. 각 재료가 자리 잡은 순간부터 감자와 시래기가 은은한 단맛을 더하며 국물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뻐다귀 고기->수제비->우거지->감자->시래기를 차례로 후후 불어가며 한 숟가락 떠먹는 그 맛은, 마치 오랜 친구와의 따뜻한 대화와 같았다. 먹는 이로 하여금 잠시나마 일상의 고단함을 잊게 만드는 위로와 같았다.

▲모든 맛을 한데 모아 마무리 짓는 대단원의 피날레: '볶음밥'

 

5. 뼈다귀에서 우러나오는 진한 육수는 수제비와 우거지가 만나 더욱 풍성해지고, 감자와 시래기가 마지막 터치를 더해 준다. 모든 재료가 하나둘씩 자리를 잡아가며 국물은 더욱 깊고 진한 맛으로 변모해 간다. 하나하나 건져 먹는 재미가 있는 감자탕은, 식사를 하는 내내 계속되는 발견의 연속이다. 마지막 볶음밥은 이 모든 맛의 향연을 한데 모아 마무리 짓는 대단원의 피날레.

 

 

6. 하늘이 맑은 날, 부천 상동역 인근의 조마루감자탕에서 유민아빠네 가족과 잊지 못할 한 끼를 즐겼다. 오랜 시간을 들여 깊은 맛을 우려낸 감자탕을 마주하고  앉아 있노라니, 마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풍성한 재료들이 가득한 감자탕 냄비는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든든하게 했고,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는 순간, 온몸에 퍼지는 따뜻함이 온전히 느껴졌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 따스한 맛과 정을 여러분에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천천히 풀어가는 이야기 속에서, 여러분도 저와 함께 부천의 숨은 맛집에서의 경험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6/28일과 29일 계양문화회관에서 인천문화예술회관과의 기획 협력공연으로 넌버벌 퍼포먼스 ‘인피니티 플라잉’을 선보였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