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한 흙내음,
오래 묵은 장에서 날법한 콤콤함,
고기 같은 구수함,
마른 채소 특유의 익은 내가
두루뭉술하게 어울려 난다.
이러니 시래기에 된장만 넣고
주물러 푹 끓이기만 해도
꿀맛이 날 수밖에 없다.
고추, 마늘, 파라도 다져 넣으면
칼칼한 맛이 보태져
한층 입맛을 돋두고,
마른 멸치를 한 줌 더하면
감칠맛이 전해진다.
양념한 시래기에 무와 소고기를
조금 넣고 물을 넉넉히 넣고
푹 끓이면 밥 한 덩이 풍덩 말아
국물까지 몽땅 먹게 되는
시래기장국을 만들 수 있다.
삶은 시래기에 집된장을 넣고
꼼꼼히 주물러 한 끼 먹을 만큼씩
나눠 냉동실에 넣어두면
가을 겨우내 어지간한
밀키트를 대신할 수 있다.
어제는 시래기에 순두부가
듬뿍 들어간 '무청시래기찌개'
와 '순두부찌개'로
점심을 먹었다.
메뉴 소개해본다.
▶주소: 경북 경주시 숲머리길 142
▶영업시간: 15:00에 브레이크타임
▶전화번호: 054-773-2692
홀풍경
그 냄새만으로도
따스함과 구수함이 밀려오는
시래기를 빼놓을 수 없다.
나는 어릴 때부터
된장에 주물렀다가
자박하게 끓여 만드는
시래기찌개를
먹어 왔고 좋아했었다.
누구에게나 엄마 얼굴이
절로 떠오르는 뭉클하고
푸근한 음식이 있을 텐데
나에게는 그중에도
시래기 된장찌개였다.
시래기 찌개도 진화해서
몽글몽글한 순두부가
들어가니 더
업그레이드 된듯
시래기를
뭉근하게 끓인
국이나 조림, 찌개는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무의 무청을 삶은 후
따로 말린 것이 '시래기'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걸어
겨우내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
맛있는 시래기가 완성된다.
무청에는 비타민C, 식이섬유,
칼슘, 칼륨, 엽산 함량이
무보다 많다고 한다.
특히 건조하면서 식이섬유
함량이 3~4배 늘어난다.
식이섬유는
배변이 원할하도록 도와
장내 노폐물을 배출함으로써
대장암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다.
잎은 푸른 빛을 띠고
줄기는 질기지 않아야
맛있는 시래기다.
옛날에는 무를 먹고
남은 무청을 따로 말렸지만,
최근에는 잎이 많이 나는
무청용 품종을 써서
무청만 별도로
수확한다고 한다.
보통 8월에 파종해서
10월에 수확하는데,
수확이 너무 늦어지면
무청이 질겨질 수도 있다.
시래기는 서늘한 곳에서
원형 그대로 보관하는데,
습도가 높으면 곰팡이가
생길 수도 있다.
공기가 통하지 않게 포장해
냉장고에 넣으면 조금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
데쳐서 물기를 짠 후
냉동 보관해도 된다.
두부는 삼삼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 덕에
다양한 요리로
재탄생 가능하다.
콩이 가진 본래의 맛과
풍미를 고스란히 담아낸
손두부를 시작으로
담백한 두부에
매콤 칼칼한 양념을 입힌
순두부찌개가 입안 가득
담백함이 퍼지는
깔끔한 찌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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