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노자는 물(水)을
그의 사상에서 소환해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물과 같이 순리대로
위에서 아래로 흘러가는
것이 최고의 선’
이라는 의미다.
물은 바람, 불, 땅과
함께 자연의 대명사다.
존재감을 보이지 않으면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
그 존재로 인해
지구가 존재하고
유지된다.
물은 겸손함의 대명사다.
낮은 곳으로만 흘러
마침내 바다에 이른다.
물은 자기를
드러내지 않는다.
둥근 질그릇에 담으면
거기에 동화되고
네모난 컵에 담으면
네모난 모습으로
변한다.
자신의 고유한 성질은
변하지 않으면서
대상과 융합해 조화를
이루는 물의 가르침을
충북 영동군 황간면
백화산로 652에 위치한
반야사에서 느낀다.
백두대간의 줄기인
백화산은 굽이굽이
물줄기를 만들어
반야사로 굽어가고
그 물줄기는 강을 이루어
마침내 바다로 흘러든다.
‘흐르는 물은
다투지 않는다
(流水不爭先)’
고 하지 않았던가.
그 순리의 물길을 머금은
영동 반야사는 그렇게
1300여 년을
서 있다.
<출처:불교신문>
지난해 초겨을
다녀왔으니
묵은지 포스팅
되시것다.
충북 영동의
곶감축제행사
참가차 방문했다가
잠시 짬을 내서
떼굴님과 함께
반야사에 다녀왔다.
아름다운 절집 풍경
한 번 감상해 보자.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여
재업로드 합니다.
조계종
제5교구본사
법주사의 말사인
반야사(般若寺)는
백화산에서 흘러내리는
큰 물줄기가
태극 문양으로
산허리를 감아 돌면서
연꽃모양의 지형을
이루고 있다.
그 연꽃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반야(般若)는 불교에서
진리를 깨닫기 위한
근원적인 지혜를
의미한다.
그 지혜는
인간의 판단 능력인
지혜(分別智)와
다르다.
그 지혜는
집착에서 벗어난
텅빈 충만의 상태에서
존재를 바라보며
얻는 지혜(無分別智)다.
그 자리에 반야사가
반듯하게 서 있다.
신라 문무왕 때
원효(元曉)대사가
창건하였다는
설도 있으나,
720년(성덕왕 19)
의상(義湘)대사의
10대제자 중 한 사람인
상원(相源)스님이
창건하였다는
것이 정설이다.
여러 차례
중수(重修)를 거쳤고
1464년에 세조의
후원으로 크게
중창하였다.
그 인연은 세조가
반야사 중창을 명하여
회향하며 여러 보살님께
공양을 올리니
문수보살이 사자를 타고
홀연히 나타나
망경대(望景臺) 아래
영천(靈泉)으로
인도하여
목욕할 것을 권했다.
문수동자는
“왕의 불심(佛心)이 갸륵하여
부처님의 자비가 따른다"
는 말을 남기고
사자를 타고
사라졌다 한다.
반야사 대웅전 뒷편
깎아지른 절벽
망경대(문수바위)에
문수전이
자리하고 있다.
문수동자가
출현한 곳이라고
한다.
< 반야사 수령 500년 배롱나무>
반야사 배롱나무
늙었어도
나무가지에
꽃 일만개 쯤
매달 힘은 아직은 있어.
누가 날 보고 늙었다고 하지
젊은 것들은 날보고 늙었다고
뒤담화를 몰래 수근 대지만
한 오백년 살면서도
바람한번 피우지 않고
꽃피고 질 때를 알지,
한번 꽃피면 백일동안은
거뜬하게 버티지.
젊은 것들은
꼭 사랑하다가 지치면
배롱나무 아래 찾아와서
세상 떠나가도록 울지만
그래도 나는 외면하지 않아.
더러는 부드러운 입술 같은
푸른 잎을 드리우고
포근하게 위로해
주기도 하지.
눈가에 눈물
대롱대롱 달고 가는
젊은 것들을
보드라운 바람으로
달래주기도 하지,
세상 늙지 않는 건 없어
나처럼 곱게 늙어가는 게
얼마나 힘든지
살다보면 알아.
이제부터 날
늙은이 취급하지 마.
정성욱 시인의 시
'반야사 배롱나무'의
전문이다.
<출처: 불교신문>
여름철 반야사를
찾는 이들이라면
100여일 동안 핀다는
연붉은 배롱나무를 보고
사색에 잠기지
않을 수가 없다.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다.
배롱나무 꽃 선연한
극락전 아미타부처님께
기도하며 자신의 업장을
녹일 수도 있다.
다시 돌아보면
시인의 마음처럼
지난 시간이
순식간으로 느껴지겠지만
천년을 버티고 서 있는
절집과
절집나무를 보면서
의연함과 의젖함을
배울 수 있으리라.
피는 꽃은 아름답지만
질 때는 처연하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삶이 힘들다고
느껴지는가.
반야사 배롱나무
아래로 가 보시라.
500년 동안 매년
100일 동안 피어 있는
꽃의 이야기를 상기하면
새로운 삶의 에너지가
충전되리라.
반야사의
또 다른 명물은
수령 500년이 넘은
배롱나무 두 그루다.
극락전 앞에 나란히 서 있는
이 배롱나무 (백일홍)는
조선을 건국할 당시
무학대사가 주장자를
꽂아 둔 것이 쪼개져서
쌍 배롱나무가
생겨났다는
설화가 전해온다.
높이가 8m에
이르는 이 나무는
영동군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문수도량답게
반야사에는 그와 연관된
사자(獅子)가 출현해
눈길을 끈다.
일반인들은 사자의 형상을
호랑이라고 하는데
반야사 대웅전 마당에서
좌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백화산 기슭에 그 모습이
당당하게 드러난다.
수천년 동안 흘러내린
돌무더기(파쇄석)가
주변에 있는 나무들과
경계를 이루어 만들어 낸
신기한 형상이다.
높이가 80여m에 이르고
길이는 300여m에 달한다.
문수신앙에는 문수보살이
출현할 때 사자를 타고
출현하기 때문에
반야사 주지 성제스님은
"원래는 사자상으로 해석해야
하지만 방문객들은 호랑이의
모습을 보면서
'백화산에 호랑이가 산다'
는 말씀을 많이들 한다"
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스님은
"반야사에서 사자와 호랑이의
용맹성을 연관해 용맹정진해
불자들이 영험가피를
받을 수 있는 문수기도를
대대적으로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고
귀띔했다.
반야사에서
사자와 호랑이의
용맹심으로 정진할
인연을 기대해 본다.
< 반야사 대웅전 >
< 반야사 범종각 >
< 반야사 3층 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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