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태의 뼈와 살만 들어가느냐 아니면 내장 일체가 모두 들어가느냐에 따라서 맛이 상당히 달라진다. 사실 동태살 자체는 맛이 푸석푸석하기 때문에 맛이 별로 없고 진짜 진국은 내장에 있다는 사람들이 많다. 일단 알을 넣는 것은 대부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내장은 비린 맛이 날 수 있어 그렇지 않다. 동태의 내장을 제거하고 뼈와 살만으로 끓였을 경우엔 동태 자체의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으며, 내장을 넣으면 내장 특유의 진한 맛과 향이 우러나게 된다. '내장을 넣는' 단계에서 또 호불호가 갈리는데, 동태 쓸개를 넣느냐 빼느냐 하는 것이다. 쓸개까지 넣을 경우 특유의 쌉싸름한 맛이 추가되는 반면 쓴 맛이 싫어 넣지 않는 경우도 많다. 주로 나이 지긋한 어르신일수록 아무것도 빼지 않은, 모든 맛이 다 들어가 있는 동태찌개를 선호하는 편이다.
겨울엔 그저 뜨끈한 국물이 최고다. 특히 제철 만난 동태와 생태는 맛은 물론 신선한 영양도 듬뿍 담겨있으니 겨울철에 꼭 먹어봐야 할 계절 메뉴다. 어제는 남파랑길 2코스 걷다가 부산 영도에서 점심으로 먹은 메뉴<보리밥+양푼동태찌개>밥상을 소개해 본다.
▶주소: 부산 영도구 절영로
13번길 16
진이랑 현이 보리밥,
양푼동태찌개집
▶지번: 대교동 2가 8-1
▶전화번호: 051-416-1235
1. 메뉴는 기본찬으로 무생채, 미역줄거리볶음, 배추겉절이, 콩나물, 부추겉절이, 꼬시래기 등 10여 가지가 나온다. 혹 하루전날 음주로 시달렸을 위장을 긴장시키는 데는 최고의 애피타이저다 ㅋㅋ 양푼동태찌개는 끓여서 나오는데, 동태 두세 토막, 무, 콩나물, 대파 등 양념이 가득하다. 밑반찬의 맛도 깔끔해서 집에서 먹는 것과 똑같은 느낌이다. 직장인들에게는 더 없이 고마운 맛집이 아닐 수 없다.
2. 한국인의 대부분은 끼니마다 밥을 챙겨 먹는다. 보통 흰쌀밥을 먹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흰쌀밥은 도정을 많이 하다 보니 영양 성분이 본래보다 상대적으로 적다. 또한 정제 탄수화물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당을 빠르게 오를 수 있다. 한편, 흰쌀보다 더 영양적 가치가 높은 곡물이 있다. 바로 보리밥이다. 보리는 쌀과 섞어 먹어도 좋다. 쌀과 보리를 섞어 먹으면 100% 쌀로 된 밥을 먹을 때보다 혈당이 더 적게 오르고, 혈당이 오랫동안 일정하게 지속된다.
진이랑 현이네는 흑미밥만 달래도 되고, 흑미밥:보리밥 반반씩 달라고 해도 되며 건강한 밥이 나와 좋다.
3. 대표메뉴인 보리밥과 함께 계절별로 다른 7가지 종류의 나물이 오른다. 김치종류는 눈으로 보기보단 먹어보면 시원하고 싱싱한 맛이 느껴지고 나물은 대부분 참기름, 들기름으로 무쳐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보리밥과 잘 어울린다. 특히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아 손맛이 배어 있는 음식은 하나같이 먹고 난 뒷맛이 개운한 느낌을 준다.
4. 동태 내장과 막장으로 오랜 시간 우려낸 육수에 육질이 탱탱한 동태를 넣어 얼큰하게 끓여나오면 그 냄새만 맡아도 정신줄을 놓을 정도. '양푼동태찌개' 간판 그대로 담백하고 칼칼한 맛이 그만인 동태찌개전문점이다. 3대째 운영하는 집으로 재료 구입부터, 장만, 육수 등 동태요리의 핵심이 되는 모든 과정을 손수 관리한다. 커다란 솥에 펄펄 끓인 동태를 큼직하고 다 찌그러진 양푼에 담아주는 동태찌개는 단골들의 점심메뉴이며, 저녁 시간이면 술꾼들이 몰려와 양푼동태찌개 한 냄비와 소주를 시원하게 즐기곤 한단다. 바쁜 집이니 살가운 서비스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5. 동태는 지방층이 적어 담백한 맛을 내는데 진이랑 현이네는 살이 가장 토실하게 오른 적당한 사이즈의 동태를 사용한다. 동태가 너무 크면 부석거리다 쪼개지기 일쑤이고, 너무 작으면 동태의 참 맛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
푸짐한 동태살이 커다란 양푼에 한 가득 담긴 동태찌개가 나오는데 특유의 바다향이 저절로 신진대사를 일으키게 하는가 하면, 아무리 배가 불러도 한 방울 남은 국물까지 싹싹 떠먹게 된다. 깨끗이 비워진 양푼을 보는 것도 이 집에 가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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