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들던 어느 주말, 용리단길 뒷골목을 거닐다 보면 빨간 간판이 정겹게 빛나는 ‘현선이네’가 눈에 들어든다. 저마다의 추억을 품은 분식 5 총사(어묵, 순대, 떡볶이, 꼬마김밥, 튀김)가 솔솔 풍기는 고소한 냄새로 길손들의 발걸음을 사로잡는 이곳. 학창 시절, 종이컵에 꽂아 먹던 어묵과 매콤한 떡볶이 국물에 시린 손을 녹이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특히나 미국에서 온 친구에게는 한인H마트 밀키트로나 겨우 만나볼 수 있던 분식이 이렇게 현지에서 그것도 착한 가격으로 눈앞에 펼쳐지니 연신 감탄사가 이어지더군요. 북적이는 가게 안에 자리를 겨우 잡고 한입 베어 문 꼬마김밥에서부터 진한 국물이 배어든 어묵까지, “역시 이 맛이지!”라는 외침이 절로 나왔다. 추운 날씨마저 녹여줄 용리단길의 숨은 분식 맛집, 그 낭만 가득한 순간들을 지금부터 함께 나누어 볼까요?
▶주소: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39길 2-13
▶지번: 한강로2가 305-1
▶영업시간: 오전 11:00
▶전화번호: 0507-1361-8901
우연히 마주한 광경은 마치 동화 속 장면처럼 인상적이었다. 주방 한가운데, 거대한 탑처럼 쌓여 있는 황금빛 튀김들이 줄지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바삭하게 튀겨진 고소한 향이 코끝을 간질이는 듯했다.
바쁘게 움직이는 주방에서 쉼 없이 튀겨져 나오는 가지각색 튀김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모양새는 가히 장관이다. 고구마, 김말이, 야채, 오징어 등 다양한 재료들이 황금빛 튀김옷을 입고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이, 겨울 추위 속에서도 식욕을 한껏 돋우어 주더군요. 늘 붐비는 용산 핫플레이스답게 이 많은 튀김이 금방 빈 트레이로 바뀌어 나간다는 사실 또한 신기했고요.
주말 오후, 용산 분식맛집 ‘현선이네’에 들어서는 순간 빨간 지붕 아래 깃든 따뜻한 분위기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문턱을 넘어서면 곧바로 보이는 키오스크에서 간편하게 주문을 마치고, 한쪽에 마련된 셀프바로 다가가죠. 아삭아삭한 노란 단무지와 꼬슬꼬슬한 튀김가루를 듬뿍 담아오니, 벌써부터 흐뭇한 미소가 번진다. 단무지의 상큼함과 튀김가루 특유의 고소한 식감이 더해지면 한층 풍성해진 분식 5 총사(떡볶이, 어묵, 순대, 꼬마김밥, 튀김)의 맛이 입안에서 살아난다.
분식하면 언제나 기대되는 떡볶이, 어묵, 순대, 김밥, 튀김까지—이른바 ‘분식 5 총사’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현선이네 콤보세트’가 바로 이곳의 대표 메뉴라고 하니 더욱 끌렸다.
키오스크로 주문을 마치고 따뜻한 실내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으니, 곧 호출기가 울리며 우리를 부르더군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볶이와 진한 육수가 배어 있는 어묵꼬치, 고소하고 포슬포슬한 순대, 한입 크기로 깔끔하게 말아낸 꼬마김밥, 그리고 바삭하게 튀겨낸 튀김 5 총사까지… 한 접시, 한 그릇씩 옮겨 담는 순간부터 식욕을 확 자극했다.
첫 젓가락을 떡볶이에 가져가면 달콤하면서도 살짝 매운 양념이 부드럽게 스며들고, 따끈한 어묵 국물로 얼어 있던 몸과 마음이 사르르 녹아드는 듯하다. 한입 베어 문 순대의 쫄깃한 식감, 꼬마김밥의 아기자기한 비주얼, 튀김 속 은근히 들어 있는 속재료의 풍미에 계속해서 감탄이 이어졌다. 가게 안은 주말답게 북적였지만, 그마저도 왠지 정겨운 분식집 특유의 분위기로 다가왔다.
용산분식맛집 ‘현선이네’에서 마주한 첫 번째 주인공은 바로 어묵꼬치였다. 뽀얀 어묵국물 위로 스르르 피어오르는 김, 그리고 큼직하게 꽂힌 어묵이 눈앞에 나타나는 순간—추운 겨울날이 무색할 정도로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더라.
부들부들하고 촉촉한 식감을 자랑하는 어묵이 꼬치에 나란히 끼워져 있어, 한 입 베어 물면 고소함과 육수가 어우러져 입안을 부드럽게 감싸준다. 특히 새파란 파 송송이 더해진 뜨끈한 어묵국물은, 얼었던 손끝과 마음까지 말끔히 녹여주는 낭만 그 자체죠. 한 모금 마실 때마다 겨울 특유의 차가운 공기가 살포시 물러가고, 오로지 따사로운 기운만 가득 채워진다.
이번에는 분식5총사 중에서도 빠지면 섭섭한 대표별미, 바로 떡볶이의 차례다. 새빨간 양념이 접시 위를 가득 채운 모습은 보기만 해도 입안에 군침이 돌고, 촉촉한 쌀떡 안에 매콤 달콤한 양념이 스며들어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겨울 추위가 어느새 사라지는 듯했다.
특히 겨울철이면 더욱 생각나는 떡볶이 특유의 온기와 낭만은 옛날 친구들과 학교 앞 분식집에서 서로 웃고 떠들며 먹던 추억까지 데려온다. 한 숟갈 떠먹으면 입술에 살짝 묻은 빨간 양념이 오히려 정겹게 느껴지고, 얼었던 손끝마저 스르르 녹아드는 것 같다. 이 맛을 아는 사람이라면 분명 떡볶이를 두고 “겨울에 만나는 작은 행복”이라 말하지 않을까?
어느새 콤보세트의 세 번째 주인공인 순대가 눈앞에 펼쳐진다. 칼로 고슬고슬하게 썰어낸 순대의 모습은 먹음직스러운 비주얼만큼이나 입안에서 폭신하게 퍼지는 식감이 일품이다. 한 입 베어 물면 내장 특유의 진한 향 대신, 순수하게 간만 골라 담은(친구와 나 모두 부속물을 싫어해서) 순대간이 고소하고 부드러운 풍미를 고스란히 전해준다.
무심히 펼쳐진 순대간 한 조각을 콕 찍어 입에 넣는 순간, 질감과 맛이 겹겹이 조화를 이루며 분식 특유의 정겨운 추억까지 떠오르게 만든다. 자칫 퍽퍽하게 느껴질 수 있는 간이지만 ‘현선이네’의 세심한 조리 덕분에 촉촉함이 살아 있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학교 앞 분식집에서 친구들과 환하게 웃으며 순대를 나눠 먹던 그 시절의 기억이 스쳐 가면서 왠지 모르게 마음 한편이 따뜻해진다.
콤보세트의 네 번째 주인공이 살포시 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작지만 매력은 알찬 ‘꼬마김밥’이다. 한입 크기로 야무지게 말아낸 꼬마김밥은 고운 단무지와 부드러운 햄, 그리고 잘 어우러진 밥알까지 오롯이 담겨 있어 그 자체로 아기자기한 낭만을 선사한다.
한 점 집어 입에 넣으면 짭조름한 김의 향과 함께 다양한 재료들이 씹히며 사르르 퍼지는 맛에 절로 웃음이 번진다. 크기가 작아서 부담 없이 쏙쏙 들어가니 떡볶이 국물에 살짝 찍어 먹어도 좋고, 어묵국물 한 모금과 곁들여도 매력적이다. 학교 앞 분식집에서 친구들과 수다 떨며 즐기던 그 추억이 새삼 떠오르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콤보세트의 다섯 번째 주인공은, 고소하고 바삭한 매력으로 무장한 ‘튀김’이다. 고구마, 야채, 김말이, 오징어 등 다양한 재료가 황금빛 튀김옷을 입고 등장하는 순간, 눈과 코, 그리고 입까지 사로잡히게 된다. 접시에 놓인 튀김 한 조각을 집어 올리면, 부드럽게 일렁이는 기름 향과 함께 한입 베어 무는 순간 ‘바삭’ 하고 경쾌한 소리가 고요한 겨울 공기를 가르는 듯하다.
특히 고구마튀김의 달콤함, 야채튀김의 산뜻함, 김말이튀김의 쫄깃한 식감은 그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서로 다른 재료들이 한 데 어우러져 콤보세트의 화룡점정을 담당한다. 떡볶이 국물이나 어묵국물을 살짝 찍어 먹어도 맛의 스펙트럼이 훨씬 넓어지니, “이것이 바로 분식의 진정한 묘미!”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결국, 하나하나 맛보며 웃음꽃을 피웠던 분식5총사는 그저 맛있는 음식 이상의 추억과 낭만을 안겨주었다. 미국 시카고에서 온 친구가 연신 감탄사를 뱉어내며 행복해하던 모습을 보니 이곳 ‘현선이네’의 콤보세트가 어느새 우리 둘을 한층 더 가깝게 이어주는 다리가 되어준 것만 같았다. 추운 겨울날임에도 몸과 마음 모두 따뜻해질 수 있었던 주말 한낮의 점심— 용산 분식맛집 특유의 정겨움 속에서 우리는 오랫동안 기억하고픈 순간을 만들었다.
다가오는 주말엔 색색의 추억과 가성비 그리고 든든한 한 끼가 함께하는 분식5총사를 직접 만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 소박한 행복이 여러분의 마음을 포근히 감싸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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