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오전 서산에 이른 시각
도착하니 첫눈이 내려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만들었다.
첫눈치고는 참 많이도 내렸다.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대전과 홍성·서산 등
대부분 지역에서 첫눈이 관측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17일 빠른 것이라고 한다.
소복소복 내리는 눈이 정겹다.
첫눈
함박눈 내리는 오늘
눈길을 걸어
나의 첫사랑이신 당신께
첫 마음으로 가겠습니다.
언 손 비비며
가끔은 미끄러지며
힘들어도
기쁘게
가겠습니다.
하늘만 보아도
배고프지 않은
당신의 눈사람으로
눈을 맞으며 가겠습니다.
-시: 이해인 '첫눈'
첫눈 오던 날
첫눈 오던 날 새벽에
가장 먼저 눈 위에
발자국을 남기고 싶은 것처럼
그대에게 처음 사랑이고 싶습니다.
삶의 모든 날들이
그대와 살아가며
사랑을 나눌 날들이기를
꿈꾸며 살아갑니다.
늘 간절한 마음으로
그대를 위하여
두 손을 모읍니다.
그대를 축복하여 주시기를
늘 아쉬운 마음으로
살아가기에
그대에게 은총이
가득하기를 원합니다.
-시:용혜원 '첫눈 오던 날'
눈
지난밤에
눈이 소오복히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내리지
-시: 윤동주 '눈'
첫눈
요즘 며칠 너 보지못해
목이 말랐다
어제 밤에도 깜깜한 밤
보고 싶은 마음에
더욱 깜깜한 마음이었다
몇날 며칠 보고 싶어
목이 말랐던 마음
깜깜한 마음이
눈이 되어 내렸다
네 하얀 마음이 너를
감싸 안았다.
-시: 나태주 '첫눈'
첫눈 생각
입김만으로도
따뜻할 수 있다면 좋겠다.
기다리는 눈은
안 오고 손가락만 시린 밤
네 가슴속으로 내려가
너를 깨울 수만 있다면 나는
더 깊은 곳 어디라도 내려갈 수 있다.
종소리에 놀란 네가 잠에서 깨고
잠옷바람으로 언뜻 창 밖을 내다볼 때
첫눈 되어 내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반색하며 기뻐하는 너를 위해
이 세상 어디라도 쌓일 수만 있다면 좋겠다.
햇빛에 녹지 않는 응달이 되어
오래도록 네 눈길 끌었으면 좋겠다.
-시: 김재진 '첫눈 생각'
눈 오는 날
눈 오는 날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게 아니라
마음과 마음끼리 만난다.
그래서 눈 오는 날엔
사람은 여기 있는데
마음은 딴 데
가 있는 경우가 많다.
눈 오는 날엔 그래서
마음이 아픈 사람이 많다.
-시: 이정하 '눈 오는 날'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빗자루로
쓸어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장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장갑 낀 손으로 구워놓은 군밤을
더러 사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약속한 사람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리자
-시: 정 호승 '첫눈 오는 날 만나자'
눈 오는 날엔
사과 만나는 게음과 마음끼리 만난다그래서 눈 오사은 여기 마음은 딴 데 가 있는 경우가 많눈 오는 날엔 음이 아픈사람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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