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잠시도 쉬지 않는 섬, 제주. 여기는 자연과 함께 숨 쉬며 시간마저 느리게 흘러가는 듯합니다. 이러한 제주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담은 곳, 두 언니와 함께 세 자매가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갤러리 미술관을 방문한 날, 마음은 이미 그 고요함에 젖어들었습니다. 이곳은 한때 학교였으나 지금은 제주의 평화를 사랑한 김영갑 선생의 손길이 닿은 예술의 공간으로 거듭났습니다.
갤러리 안팎으로 펼쳐진 자연과 어우러진 작품들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섬세한 감정의 색을 더해줍니다. 각 작품 속에는 제주의 자연과 함께 김영갑 선생의 깊은 내면의 세계가 묻어나 방문객들에게 감동을 전합니다. 두모악관과 하날오름관에서 선생의 작품과 생애를 돌아보며 그가 남긴 유품들까지 자세히 조망할 수 있습니다.
야외정원에서는 제주의 바람을 맞으며 무인카페에서는 잠시 쉬어가는 여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제주의 평화를 사랑한 사진작가, 김영갑. 그의 예술 세계가 깃든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은 어느덧 문화와 예술이 숨 쉬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제주의 숨겨진 보석 같은 곳에 자리 잡은 작은 조각상 하나가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이곳은 단순히 예술을 감상하는 공간을 넘어, 감물염색으로 물든 조각이불 같은 옷을 입은 조각상이 마치 오랜 친구처럼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곳입니다. 작가 김영갑의 절친한 벗이자 또 다른 예술가인 김숙자 작가의 손길로 태어난 이 조각상은, 제주의 자연스러운 색감과 어우러져 포근하고 친근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외진 곳까지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따뜻한 메시지가 새겨진 이 작품은,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감물염색의 옷은 제주의 전통과 자연을 상징하며, 관람객에게는 이곳만의 독특한 예술적 체험과 함께 포근한 위로를 제공합니다. 방문하는 이들에게는 마치 오랜 친구의 집을 방문한 듯,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김영갑 갤러리는 단순한 미술관이 아닌, 제주의 자연과 문화, 예술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공간입니다. 매 순간 예술이 숨 쉬는 이곳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가진 작품들과 함께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보세요.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은 김영갑 사진작가가 살아생전 폐교를 개조해 손수 꾸민 갤러리로 두모악은 한라산의 옛 이름이다. 작가는 1985년 제주에 정착해 루게릭병으로 2005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제주에 살며 오직 제주만을 카메라에 담았다. 유해마저 갤러리 정원에 뿌려졌으니 그의 제주 사랑은 영원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건물 내부에도 구석구석에 작가의 숨결이 묻어있는 듯하다. 영상실에서는 실제 그의 음성을 들을 수 있고 작가가 쓰던 카메라와 유품이 그대로 놓여 있는 유품전시실을 유리창 너머로 들여다볼 수 있다. 햇살이 얌전하게 내려앉은 책상이 무척이나 따스하다. 전시실을 관람한 후에는 갤러리 뒤편에 마련된 무인카페에 앉아 여운을 더 즐기다 가도 좋다.



미술관은 입구에서부터 제주의 자연을 사랑한 김영갑 작가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활엽수들이 아름답게 배치된 야외정원은 사계절이 흘러가는 시간의 미학을 만끽할 수 있으며, 조경수와 길목 곳곳에 배치된 조각상들은 마치 사연을 품고 있는 것만 같아 지나가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조각상들은 김영갑 작가의 절친한 벗인 김숙자 작가의 손끝에서 탄생한 것들로, 야외정원의 공간과 더불어 환상 속 세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김영갑갤러리두모악의 김영갑은 1957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났지만 20여 년 동안 고향을 밟지 못했을 정도로 제주의 매력에 흠뻑 빠져 남은 일생 동안 제주를 사랑했다. 밥 먹을 돈까지 아껴서 필름을 사 사진 작업에 모든 열정을 바쳤다. 이후 전시관을 마련하기 위해 폐허가 된 초등학교를 구하며 초석을 다질 즈음 손이 떨리기 시작하고 허리에 통증이 왔으며 나중에는 카메라를 들지도 못하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지경이 되어 병원에 갔더니 루게릭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3년을 넘기기도 힘들 거라고 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손수 몸을 움직여 전시관을 만들기에 열중하였고, 2002년 여름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미술관의 문을 열었다. 이후 그는 2005년 5월 29일 그가 직접 만든 두모악에서 잠들었으며 그의 뼈는 두모악 마당에 뿌려져 있다.



고인이 손수 실어나른 돌과 나무들로 꾸며진 정원을 지나면 단층짜리 폐교를 개조해서 만든 아담한 갤러리가 나온다. 정원에서의 느낌과는 달리 갤러리 안에서 만나는 사진들은 강렬하다. 파노라마 카메라로 담아낸 제주의 풍경은 텅 비어 외로우면서도 풍요로운 빛을 자아낸다.




자본과 욕망에 집어삼켜져 어느새 넘치는 쓰레기와 오 폐수를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에 다다른 오늘날 제주 자연에 대한 진정 어린 경외심을 품고 마치 "고독한 수도승"처럼 카메라를 들었던 김영갑의 삶과 사진은 더욱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많은 이들이 입을 모아 김영갑의 사진을 단순한 제주 풍경 이상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생전의 김영갑 사진가는 "나는 사진에 순교하기로 작정한 사람이다."라고 할 만큼 사진 찍는 일을 천직으로 삼았다. 제주의 자연을 찍는 게 먼저였지 자신의 몸뚱이는 뒷전이었다.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을 선고받은 후에는 카메라로 제주를 기록하는데 더욱 몰두했다. 병이 위중해지면서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음을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땡전 한 푼 없이 시작한 김영갑의 제주 사랑은 가난했지만 행복했다. 제주도 동서남북 밭 사이를 쉼 없이 거닐다 밭 구석에 버려진 당근이나 무를 씹어먹고, 라면조차 살 돈이 없으면 수돗물 한 사발로 배를 채우며 제주와 행복한 사랑에 빠졌던 그다.
자신의 몸뚱이는 돌보지 않으면서 오롯이 혼을 담아 제주를 기록한 그이 사진과 필름들이 문 닫은 김영갑 갤러리의 어두운 전시실과 수장고에서 새로운 빛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은 사라진 제주의 평화가 고요가 내 사진 안에 있다."
- 故 김영갑 사진가



유품전시실에는 김영갑 선생의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평소 그가 보던 책, 카메라 등이 전시되어 있고 영상실에서는 왕성한 활동을 하던 젊은 시절의 그와 루게릭병으로 투병하던 사진과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야외 정원은 미술관을 찾는 분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제주를 사랑하고, 깊이 알고 싶다면, 모든 열정과 영혼을 담아 제주를 담고자 했던 김영갑의 생애가 담긴 이곳을 감상해 보자.
[운영안내] 2024. 12. 03. 기준
- 매주 일, 월요일 휴관 /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 휴관
- 매표마감 : 운영 마감 30분 전
- 봄(3~6월), 가을(9~10월) 09:30~18:00 / 여름(7~8월) 09:30~18:30 / 겨울(11~2월) 09:30~17:00

그의 사진들을 통해 지금은 사라진 제주의 옛 모습과 해녀, 중산간 지대와 오름을 담은 사진 등 쉽게 드러나지 않은 제주의 속살을 엿볼 수 있다. 제주와 제주의 삶을 사랑했던 작가가 모든 것을 던져 건져낸 작품과 절박하고 애틋했던 한 사람의 생애가 녹아있는 곳,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미술관에서 새로운 제주를 만나보길 바란다.



김영갑 작가는 '내가 본 이어도' 작품을 두고 "나에게는 옛날 옛적 탐라인들이 보고 느꼈던 고요와 적막, 그리고 평화를 다시금 고스란히 보고 느낄 수 있는 나만의 비밀화원이 있었다. 나는 그곳에서 웃고 울다가, 노래 부르고 춤을 췄다. 나는 그곳에서 홀로 환호 작약하다 잠들거나, 누워서 하늘을 보며 환상에 빠져들곤 했다. 탐라인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던 바람은 내게도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 재미에 빠져 틈만 나면 그곳을 뒹굴고 기어 다니며 오랜 세월을 머물렀다"라고 소개했다.



두모악에는 제주를 매우 사랑하며 두모악에 잠든 김영갑 선생의 20여 년간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내부 전시관은 두모악관, 하날오름관이 있는데 지금은 사라진 제주의 옛 모습과 쉽게 드러나지 않는 속살을 볼 수 있다. 용눈이 오름, 눈·비·안개 그리고 바람 환상곡, 구름이 내게 가져다준 행복, 지평선 너머의 꿈, 바람, 숲 속의 사랑, 오름, 마라도라는 작품이 있다.

제주 중산간 중에서도 작가가 가장 좋아했다는 오름, 바로 용눈이오름이다. 용이 누운 자리 같다 해서,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화구가 용의 눈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용’이라 하니 산세도 용맹할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 능선이 부드럽고 완만한 데다 느린 걸음으로도 30분이면 정상에 닿을 수 있다. 작가가 ‘20년이나 찍어도 다 찍지 못했다’는 용눈이오름의 매력은 과연 무언지 김영갑의 눈으로 오름을 올라보자.
김영갑 사진가는 한라산, 바다, 바람, 무덤, 동자석 등 제주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무엇보다 '오름'은 본인이 사진집으로 9편이나 발간할 만큼 애정을 담아냈다.

"지평선 너머의 꿈"에서 "김영갑 사진이 평범한 풍경사진에 그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주도의 자연과 도민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는 거절하지 못할 제안처럼 작가를 자극했다. 그리고 그는 때로는 은유적으로 때로는 역설적으로 사진을 매체로 세상과 소통했다.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김영갑 사진의 깊이감은 사진을 향한 치열했던 삶과 뭍사람들이 갖는 섬에 대한 환상을 오버랩(overlap)시킨다"




김영갑은 중산간 마을에서 사진을 찍다가도 마음이 갑갑해질 때면 마라도를 찾아 며칠씩 묵곤 했다. 그의 첫 작품집의 제목 또한 ‘마라도’였다. 마라도는 굵직한 명소는 없지만 우리나라 최남단이란 상징성이 큰 섬이다. 최남단 절, 최남단 성당, 최남단 교회, 그리고 최남단 표지석까지 있으니 말이다. 김영갑은 ‘특별히 볼거리가 있는 섬은 아니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여행의 목적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작지만 소중한 섬’이라고 했는데 그의 말을 음미하며 섬의 둘레를 걸어보자. 느리게 걸어도 1~2시간이면 섬 전체를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작은 섬을 천천히 걷다 보면 어디 선가 작가의 마음을 만날 수도 있을 것 같다.
"마라도의 바람은 예사롭게 피해 갈 바람이 아니다. 바람이 토박이들의 행불행을 좌지우지한다. 바람은 토박이들의 삶을 위협하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바람을 이해하지 못하고는 마라도를 이해할 수 없다. 바람 때문에 섬사람들은 섬에 갇혀 지내야 하는 날이 많다. 바람 때문에 집의 처마가 돌담보다 낮다"라고 말했다.

'마라도' 작품에 대해서는 "환경이 식물에게뿐만 아니라 살아 숨 쉬는 모든 것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바람을 이해하고 나면 마라도의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돌 하나 무심히 스쳐 지날 것이 없다. 바람과의 싸움 속에서 생명은 이어가는 식물이나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양새를 관심을 가지고 살피노라면 마라도가 소중한 이유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자그마한 섬에 세상살이에 필요한 지혜들이 무궁무진하게 숨어 있는 보배로운 섬"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내가 사진에 붙잡아 두려는 것은 우리 눈에 보이는, 있는 그대로의 풍경이 아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들판의 빛과 바람, 구름, 비, 안개이다. 최고로 황홀한 순간은 순간에 사라지고 만다. 삽시간의 황홀이다.”
– 김영갑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중에서
비자림 서쪽에 위치한 둔지봉은 용눈이오름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진 곳이지만 김영갑이 ‘내 영혼을 사로잡아 섬을 홀리게 만든 마력이 숨어있다’고 고백한 오름이다. 그가 루게릭병으로 카메라를 잡지 못하는 동안 가장 선명하게 떠오른 곳이라 말하기도 했다. 오름의 형태나 모양 자체는 투박하지만 작가는 이곳에서 제주의 바람, 비, 안개를 표현하고 싶어 했는데, 그 마음은 사진 작품 ‘구름 언덕’에 고스란히 담겼다.








제주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의 야외정원은,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휴식의 공간으로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이곳은 단순한 미술관을 넘어 제주의 자연과 문화, 예술이 한데 어우러지는 하나의 예술 작품과도 같습니다. 정원 곳곳에 자리한 독특한 조각상들과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경관은 마치 환상 속 세계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약간의 바람과 함께 노래하는 나뭇잎 소리는 정원을 걷는 내내 여러분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어 줍니다. 미술관이 주최하는 야외 음악회는 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클래식한 멜로디를 즐길 수 있는 완벽한 기회를 제공하며, 문화와 예술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곳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방문객들은 각자의 속도로 정원을 탐방하며 제주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각 조각상과 식물은 제주의 정취를 그대로 담고 있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평화와 고요 속에서 특별한 시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제주의 숨은 보석,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에서의 하루는 마치 한 편의 아름다운 시를 읽는 듯했습니다. 각 전시실을 거닐며 김영갑 선생의 생애와 작품 속 깊은 울림을 천천히 음미했고, 야외정원의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예술 작품들은 우리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갤러리 뒤편에 마련된 무인카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세 자매는 여기서 경험한 모든 순간들을 되새기며 여운을 즐겼습니다.
이 고요하고 평화로운 공간에서 시간이 잠시 멈춘 듯, 우리는 제주의 자연과 예술이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아름다움에 흠뻑 빠졌습니다. 갤러리 두모악은 단순한 미술관을 넘어, 영혼을 울리는 예술의 향연이었습니다. 여행의 마지막 순간까지 제주도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이곳은, 다시 찾고 싶은 생각을 간절히 만듭니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방문은 마음의 양식을 채우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제주도의 이 작은 파라다이스에서 경험한 모든 순간들이 여러분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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