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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 최재영
길을 나서면 안개가 먼저 다가온다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내력
지상의 열린 틈마다 안개가 스며들고
사람들은 한번쯤 기침을 호소한다
새들은 노래하지 않으며
길은 늘 젖어 있다.
세상의 새벽은 잠 못 이루는 곳에서 먼저 깨어나
충혈된 소음이 도시를 빠져나가고
밤새 안개에 젖어 퉁퉁 불은 가로등이
불면의 문장처럼 침침하다.
정오가 되기까지는 완전한 침묵이다
이곳의 시간은안개의 흐름에 따라 정해진다
사물들 서서히 제 모습을 드러낼 때쯤이면
정오의 햇살이 길의 한복판까지 나와 있다
지루한 변명들이 길게 꼬리를 남기고 사라진다
내 안에 내가 관여할 수 없는 것들처럼
대부분의 안개는 길 위에서 소멸해 버리고
구부러진 생의 길목마다
어둠은 먼저 찾아드는 법
새들은 모두 어디로 날아갔을까
안개낀 형산강변을 따라 걷다
월정교를 건너 고분들이 있는곳까지 걸었다
안개가 자욱한 길을 걸으니 언젠가 읽은적 있던
최재영시인의 안개라는 시가 떠올라 적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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