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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안개에 뒤덮이는 시간이 있다
시/함성호
별의 운명이여, 나를 그 빛 속에 가두어 다오
나, 이제, 나를 사로잡던
모든 잔상들에 대해 결별하고
오직 어둠을 보니
장님의 귀로, 저 정교한 우연의 음들을
짚어갈 수 있게
어떤 나무들은 생각한다
버스를 기다리던 그 남자의 얼굴과
한 떠돌이 별의 여행을
왜 들판의 강들은
나무의 뿌리를 가슴에 심고 흐르는지
그리고 우리는 모두 보았다
다시는 만나지 못하리라는 것을
밤의 강물은 나무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그 남자에 대해 생각한다
이렇게 얕은 강물 위로
검은 물고기들이 밤별들의 소리를 따라
아주 돌아오지 못할
우연의 강변을 넘어간다
세상이 안개로 뒤덮이는 시간이 있다
불쑥 내가 그 남자의 지느러미를 보는 시간이다.
젖은 노에 말려 소용돌이치는 별빛들
빛의 운명이여, 이제 부디
나를 그, 어둠의 빛 속에 가두어라
어두운 내가
별의 강들을 흘러
노 저어 나아갈 수 있게
오늘 경주는 안개에 갇힌 듯했다.
아침산책길이 산뜻하다기보다 찌뿌~~두둥
그래도 함성호 시인의 시 한 술 읊고 가자 ㅋㅋ
오늘 아침 산책코스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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