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홍나&떼굴이의 걷기운동

안개에 갇힌 경주 2020. 7/17일

by 홍나와 떼굴이 2020. 7. 17.
반응형

세상이 안개에 뒤덮이는 시간이 있다

 시/함성호

 

별의 운명이여, 나를 그 빛 속에 가두어 다오

나, 이제, 나를 사로잡던

모든 잔상들에 대해 결별하고

오직 어둠을 보니

장님의 귀로, 저 정교한 우연의 음들을

짚어갈 수 있게 

 

어떤 나무들은 생각한다

버스를 기다리던 그 남자의 얼굴과

한 떠돌이 별의 여행을

왜 들판의 강들은

나무의 뿌리를 가슴에 심고 흐르는지

그리고 우리는 모두 보았다

다시는 만나지 못하리라는 것을

 

밤의 강물은 나무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그 남자에 대해 생각한다

이렇게 얕은 강물 위로

검은 물고기들이 밤별들의 소리를 따라

아주 돌아오지 못할

우연의 강변을 넘어간다

세상이 안개로 뒤덮이는 시간이 있다

불쑥 내가 그 남자의 지느러미를 보는 시간이다.

젖은 노에 말려 소용돌이치는 별빛들

빛의 운명이여, 이제 부디

나를 그, 어둠의 빛 속에 가두어라

 

어두운 내가 

별의 강들을 흘러

노 저어 나아갈 수 있게

 

오늘 경주는 안개에 갇힌 듯했다.

아침산책길이 산뜻하다기보다 찌뿌~~두둥

그래도 함성호 시인의 시 한 술 읊고 가자 ㅋㅋ

 

 

 

 

 




 






 

 

오늘 아침 산책코스 지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