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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나&떼굴이의 걷기운동

경주 동궁과 월지 연꽃단지의 아침 2020.7/11일

by 홍나와 떼굴이 2020.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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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궁과 월지(舊 임해전지,안압지) 주변에는

아름다운 연꽃이 수면 위를 메우고 있는

연못이 있는데 가족과 연인끼리

정다운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연꽃의 꽃말은 순결 군자를 뜻하며

진흙 속에서 자라면서 청결하고도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하여

예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오늘 아침은 요즘 무척 핫한

연꽃단지 주변을 산책했다

아침 이슬방울이 연꽃잎 위에 또~~르르

찬란한 연꽃 감상과 함께

수많은 시인들이 지은

연꽃에 관한시도 읊어 보자.

+ 연꽃 

생물의 주검 온갖 오물들 
부패로 질펀하게 흔들리는 늪속일망정 
인내의 뿌리 깊디깊게 박고 

넌 얼마나 
바보 같은 용서의 가슴 가졌길래 
그토록 곱게 웃을 수 있느냐 
(손석철·시인, 1953-)

 

 

 

+ 연꽃등 
  
돼지고기 쇠고기 
시뻘겋게 걸어 놓고 파는 푸줏간에 
언제부터인지 
연꽃등 하나 
커다랗고 아름다운 연꽃등 하나 
함께 걸려 있다 
주인은 아마 
연꽃등을 바라보며 
고기를 썰어 파는가보다 
부처님 살 베어 팔 듯 
고기를 썰어 파는가보다.
(나태주·시인, 1945-)

 

 

+ 연꽃

연잎에 맺힌 이슬방울 또르르 또르르 
세상 오욕에 물들지 않는 굳은 의지 

썩은 물 먹고서도 어쩜 저리 맑을까 
길게 뻗은 꽃대궁에 부처님의 환한 미소 

혼탁한 세상 어두운 세상 불 밝힐 이 
자비의 은은한 미소 연꽃 너밖에 없어라.
(이문조·시인)

+ 연꽃 

霞光 어리어 
드맑은 눈썹 

곱게 정좌하여 
九天世界 지탱하고 

世情을 누르는 
정갈한 默禱 

닫힌 듯 열려 있는 
침묵의 말씀 들린다. 
(김후란·시인, 1934-)  

+ 붉은 연꽃 
  
살아온 길이 아무리 험한들 
어찌 알 수 있을까 

꼭 다문 붉은 입술만으로는 
짐작할 수 없는 네 발자국 

만나는 사람마다 
환한 미소 보일 수 있다면 
그 또한 훌륭한 보시라고 

진흙 뻘에 발 묻고도 
붉은 꽃등으로 켜지는 너 
(목필균·시인)

+ 연꽃 

참되고 선함이 있기에 
너는 거기 피어 있노라 
밝음과 어둠이 교차하기에 
너는 거기서 교통정리 하노라 
흔들림이 없는 자태로 
그 자리가 눅눅한 자리라 하더라도 
조금도 싫은 내색 않은 채 
항상 너는 웃음 잃지 않은 모습으로 자비롭게 
앉아 있구나. 
(전병철·교사 시인)

+ 연꽃

진 자주 꽃잎을 
겹겹으로 
아침이슬 머금고 
빤짝이는 
너 모습 영롱도 하다 
  
진흙에서 
꽃 피우는 
성스러움 크디커 
너의 아픔 오죽하랴 
  
인당수에 몸 던진 
효녀 심청 
너를 타고 
환생하였고 
  
아름하고 참되어 
부처님의 
좌대되어 
만 사람의 사랑 받아 
부처님 꽃이로다
(박태강·시인, 1941-)

+ 연꽃

해 오름 시간 연못 
백로 한 쌍 
시리도록 푸른 창공에 
그림자를 낳는다 

새벽이슬에 체해 
트림하는 
연꽃의 분홍 이파리가 
너무 예뻐 
소년의 가슴이 붉게 
젖는다 

파란 수면에 깨어지는 
설레임 하나 
(안재동·시인, 1958-)

 


+ 연꽃 
  
초록 속살 빈 가슴에 
떨어지는 이슬비 
수정으로 토해내는 
깨끗한 연잎 하나 

세월의 틈바구니에 
삶의 몸을 닦는다 

진흙 깊은 연못 
물안개 떠난 자리 
                
햇살 퍼질 때 
                
수면 위에 꽃불 밝히고 
두 손 모아 합장한다.
(노태웅·시인)

+ 연꽃은 이슬도 머금지 않는다 

혹시 보셨나요 
이슬을 머금고 피어나는 연꽃을 

아픔도 없이 
평온함이 깃든 미소를 안고 
피어나는 꽃이기에 
연꽃은 이슬도 머금지 않는다 

어떤 유혹도 거부하고 
자신의 빛깔을 고집하지만 
가식에 물들지 않았기에 
연꽃은 이슬도 머금지 않는다 

고운 향기로 세상을 넓히고 
스스로 자신을 지키면서도 
나눔의 의미를 너무도 잘 알기에 
연꽃은 이슬도 머금지 않는다 

오염된 세상에서 
순수함을 그대로 지키며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을 다스릴 줄 알기에 
연꽃은 이슬도 머금지 않는다. 
(박우복·시인)

+ 연꽃이었다 

그 사람은, 
물 위에 떠 있는 연꽃이다 
내가 사는 이 세상에는 
그런 사람 하나 있다 

눈빛 맑아, 
호수처럼 푸르고 고요해서 
그 속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아침나절 연잎 위, 
이슬방울 굵게 맺혔다가 
물 위로 굴러 떨어지듯, 나는 
때때로 자맥질하거나 
수시로 부서지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내 삶의 궤도는, 억겁을 돌아 
물결처럼 출렁거린다 
수없이. 수도 없이 

그저 그런, 내가 
그 깊고도 깊은 물 속을 
얼만큼 더 바라볼 수 있을런지 
그 생각만으로도 아리다 
그 하나만으로도 아프다
(신석정·시인, 1907-1974) 

+ 연꽃 

나는 늘 당신을 백합이라 불렀습니다. 
우리가 약혼을 하고 
당신이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 
백합을 한아름 안고 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백합은 당신과 
여러 면에서 닮았습니다. 
향기로운 조선의 여인 같은 
당신은 평생을 그랬습니다. 

그러나 이제 
내 곁을 떠난 
당신을 연꽃이라 부르겠습니다. 
연꽃이 당신과 더 닮았음을 압니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꽃잎을 
스스로 떨어트린 
파도 위에 떠 있는 
지순한 연꽃이 
당신이기 때문입니다.
(배인환·시인,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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