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홍나&떼굴이의 걷기운동

경주의 황금들녘을 걷다! 2020.10월14일

by 홍나와 떼굴이 2020. 10. 14.
반응형

가을         

 

 -김용택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래녘 온 들녘 이

모두 샛 노랗게 눈물 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 할 수 없는

내 가슴 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 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 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아침 저녁 기온이 내려가면서

이불속에서 나오는게 꾀가 나지만

자리를 박차고 밖으로 나오니

경주 형산강변의 아침풍경은

눈이 부시게 찬란했다.

 

푸드득 푸드득 날아가는 새떼들, 

수확을 앞둔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들판,

집으로 돌아올때쯤 구름사이를

비집고 떠오르는 장엄한 아침햇살에

참..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멋진 아침풍경이었다.

알흠다운 가을에 관한 시도

몇 편 감상해 보자.

 

 

 

 

 

가을 들녘에 서서

​홍해리

눈 멀면

아름답지 않은 것 없고

귀 먹으면

황홀치 않은 소리 있으랴

마음 버리면

모든 것이 가득하니

다 주어버리고

텅 빈 들녘에 서면

눈물겨운 마음자리도

스스로 빛이 나네.

 

 

 

 

 

 

 

 

가을 사랑  

 

 도종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떄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떄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앟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가을 엽서

 

안도현

한잎 두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