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마음이 끝없이 찾아 헤매는 것은 사색의 대상만이 아니라 마음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아상을 채워 줄 대상도 찾아다닌다. 에고는 그렇게 해서 존재하게 되며 쉼 없이 스스로를 재창조한다.
'나'를 생각하고 '나'를 말할 때 내가 실제로 의미하는 것은 '나와 나의 이야기'이다. 그것은 내가 좋아하고 싫어 하는 것들. 두려운 것들. 갈망하는 것들로 이루어진 '나'이며, 결코 만족을 모르고 혹여 만족이 있다 해도 잠시뿐인 '나'이다. 그것은 마음이 지어낸 자아상으로서 늘 과거에 얽매이고 미래에서 만족을 구하는 나이다.
그러한 '나'는 물 위에 번지다가 사라지는 파문처럼 순간적으로 생겼다가 사라지는 것임을 알 수 있는가?
그러한 '나'를 보는 사람은 누구인가? 나의 육체와 정신을 담은 틀이 잠시만 존재하는 무상한 것임을 아는 사람은 누구인가? 바로 나의 실체이다. 깊은 차원에 존재하며 과거나 미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나'이다.
매일 나는 코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런 나의 삶에서 두려움과 욕망을 빼면 무엇이 남을 것인가? 손가락만한 직선뿐이다. 묘비에 새겨질 태어난 날과 죽은 날 사이에 들어갈 5센티미터 정도의 선.
이러한 성찰은 에고에게는 우울한 일이지만 나에게는 자유를 가져오는 일이다.
-에크하르트 톨레-
생각에만 골똘한 나는 머릿속에서 들리는 소리가 바로 나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서 나의 생각에 나의 자아상이 덧붙여진다. 이것이 바로 생각이 만들어낸 '나' 즉 나의 에고이다. 에고는 늘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끼며 시시각각 변화한다. 그런 에고에게는 두려움과 욕망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삶을 휘두른다.
머릿속에서 나인 척 수다를 그칠 줄 모르는 목소리가 있음을 깨달을 때, 생각의 흐름이 곧 나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했던 과거의 꿈에서 나는 깨어난다. 그때 나는 깨닫는다. 나의 본모습은 그 목소리가 아니며, 생각하는 사람도 아니며 다만 그 목소리를 알아차리는 사람임을 깨닫는다.
그 목소리 넘어 존재하는 맑은 마음이 나라는 것을 알 때 자유가 온다.
에고는 항상 무언가를 찾아다닌다. 좀더 보태어 좀더 완전해지기 위해 에고는 이것을 찾아 챙기고 저것을 찾아 소유하며,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은 더 많이 쌓아두려 한다. 에고가 강박관념처럼 미래게 그렇게 집착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내가 이 순간이 아니라 '다음 순간을 위해 살고 있음'을 알아차릴 때마다 나는 에고의 지배를 벗어난다. 그때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머무를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진다.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머무를 때 에고보다 훨씬 큰 지혜가 나의 삶 속으로 들어온다.
에고가 삶의 주인일 때, 지금 이 순간은 언제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격하된다. 나는 미래를 위해서 산다. 하지만 목적을 이루었을 때도 만족하지 못하며, 있다 해도 오래가지는 못한다.
하나의 행위를 하면서 그것이 앞으로 가져올 결과보다는 행위 자체에 좀더 관심을 둘 때 나는 에고의 오랜 습관을 버리게 된다. 그때의 행위는 훨씬 더 효과적일 뿐만아니라 나에게 무한한 충족감과 기쁨을 안겨준다.
에고는 대체로 '피해의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조금씩은 가지고 있다. 당하고만 살았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 사람들의 에고는 온통 피해의식으로 가득하다. 이들의 마음에는 원망과 불만이 들끓는다.
하지만 나의 불만이 진정 '정당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나를 마음의 감옥에 가두어버린다. 쇠창살 대신 생각의 창살로 지은 감옥에 스스로 가두는 나를 보라. 나의 마음이 나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똑똑히 보라. 그동안 당하기만 하고 살았다며 늘어놓는 이야기에 내가 얼마나 집착하고 있는지 똑똑히 보라. 그 이야기를 자꾸만 생각하고 말하고 싶은 욕망을 억누를 수 없는 나를 보라. 마음에 일어나는 강박충동을 목격자가 되어 지켜보라. 다른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 그저 맑은 마음으로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순간 감옥문을 열고 나와 자유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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