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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나의 쉬운요리

[스켑슐트]무쇠솥에 밥하기!

by 홍나와 떼굴이 2022.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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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쇠솥으로

밥을 짓는다.

전기밥솥 없어도 거뜬히

밥을 할 수 있다!

'솥에 밥을 짓는다'는 걸 엄청나게 

신비하고 어려운 일처럼 여기지 않나? 

그 증거로 지금은 거의 대부분 가정의 

부엌에 전기밥솥이 있다.

오로지 밥 짓는 일 그 하나를 위해

꽤 넓은 자리를 차지하는 전용 기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불의 세기, 가열 시간, 뜸 들이는 타이밍,

밥 물의 미묘한 차이, 혹은 불리는 시간이나

그날의 기온. 생각하면 할 수록 

밥을 짓는다는 건 너무나 복잡한 일이다.

변수가 너무 많아 어디가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원인을 파악하는게

정말이지 쉽지 않다.

그래서 매번 울다 웃다 한다.

 

하지만 그게 꼭 나쁘지만은 않다.

실패하면 실패한 대로 열심히

머리를 굴리게 되니까.

그건 꽤 재밌는 일이다.

모든게 편리한 세상에 살면서

실패할 기회를 점점 더 잃어가고 있는

우리에게, 실패란 귀한 

경험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이렇게 실패를 거듭한 덕에

무쇠솥에 밥을 잘 지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홍여사네 무쇠솥밥 짓는법을 

소개해 본다.

 

 

 

 

 

 

 

 

 

 

 

 

무쇠솥에 지은 '공기밥'

 

 

 

 

 

 

무쇠솥밥 상차림표!!

 

 

 

 

 

 

★<무쇠솥에 밥하기>★

 

 

1. 잘 시즈닝(길들여진)된

무쇠솥을 준비한다.

 

 

2. 깨끗이 씻어 30분 불려놓은 쌀을

무쇠솥에 넣는다.

 

 

★밥을 지을 때는 씻은 쌀과

동일한 양의 물을 확실히

재서 넣어야 한다.

 

씻은 쌀과 물의 양을 

일대일(1:1)로 맞추는 것을

기준으로 하되 취향에 따라

그 양을 조절하자.

 

▶된밥을 원할땐=>물양을 줄이고..

▶진밥을 원할땐=> 물양을 늘이고..

▶고슬고슬한 밥을 원할땐=>물(1):쌀(1)동량


3. 무쇠솥을 가스위에 올려놓고

센 불로 가열한다.

 

 

4. 물이 끓으면 뚜껑을 덮지 말고

센 불로 물기를 날려버린다.

그럼 물이 점점 사라지다가

쌀 표면 아슬아슬한 

곳까지 줄어든다.

 

이걸 눈으로 똑똑히 확인하자.

이것만 제대로 해내면

걸쭉한 진밥이 될

걱정은 안 해도 된다.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다. 바로 그거. 게 구멍!

아시는가. 맛 좋은 밥에만

출연한다는 바로 그 구멍을!

작디작은 함정처럼

귀여운 구멍이

마치 용암처럼 여기저기

뽁뽁 뚫려 있다.

 

그게 보이면 서서히 뚜껑을 닫는다.

이미 '맛있는 밥'은 보장이다.

게 구멍을 확인했으니 말이다!

 

5. 물기가 다 날아가 쌀 표면 

아슬아슬한 곳까지 줄어들면

≪중강불에 뚜껑열고 10분≫

이제 불을 한껏 줄인다

그리고....

뚜껑을 덮고

≪ 중약불에 12분정도 뜸≫

 

 

※이때 뜸 들이는 시간이 

현미일 경우는

뚜껑열고 중강불에 10분

뚜껑닫고 중약불에 20분 뜸.

 

백미는 

뚜껑열고 중강불에 10분

뚜껑닫고 중약불에 12분 뜸.

 

 

홍여사는 지금 백미밥을

짓는 관계로 

뚜껑 덮고 중약불에 12분

 

6. 뚜껑을 덮고 약불에 12분 

불을 끄고 10분 동안 뜸을

들이면 이것으로 

무쇠솥밥 완성! 

 

 

 

 

7. 뚜껑을 조심조심 열 때의

그 두근거림이란!!!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쇠밥솥의 뚜껑은 매우 뜨거우니

반드시 '실리콘 소재의 장갑'이나

'오븐 장갑' 또는 '젖은 행주'로 싸서

열어야 화상을 입지 않는다.

 

괜찮다.

아주 잘 지어졌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게 구멍'

(밥알 사이로 뿅뿅)

이 남아 있다!

8. 밥을 지은 후에는 주걱으로

밥을 저어서 여분의 수분을

증기로 날려 보낸다.

 

수분을 증기로 날려 보낸 후

밥그릇에 퍼서 담아보니

밥알이 탱글탱글 

살아 있는게 

보이시쥬?

 

밥맛이 기가 막혀!!

9. 백미 뜸들이는 시간

12분 보다 조금 더 뜸을

들이면 노릇노릇 누룽지

에 구수한 숭늉은 덤~!!

요 누룽지는 완두콩밥을 한 날의 누룽지

 

 

잘 된 밥의 누룽지는 요렇게

똑 떨어진다.

가마솥 안에서 드러낸 

꼬소꼬소 누룽지 쏘쏘!

남펴니와 아들램

서로 먹겠다고

치열합니다요. 

 뜨끈하게 피어오르는

김 사이로 쌀알이 한 알 한 알

자기주장을 하며 서 있다.

 

아끼는 나무 주걱으로.

아기를 안듯, 냄비바닥에서

밥 등을 살짝 들어올린다.

 

그리고 밥알이 으깨지지 않도록

주걱을 빠르게 세워 밥알 

하나하나가 숨을

쉴 수 있게 해준다.

 

다 섞은 밥은 바로 

나무 밥통에 옮겨 담는다.

밥을

막 지어냈을 때는

기쁨이 샘솟고,

따끈하다는 것만으로도

밥이 맛있게 느껴진다.

 

하지만 사실 약간 식혀서 먹어야

밥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

더욱 맛있다.

 

나무밥통(초밥통)이 있다면

나무밥통에 밥을 옮겨

담는 것이 이상적이다.

(초밥집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초밥이 맛있는 이유)

 

나무밥통은 요렇게

생겼어유!!

초밥집에서 많이 보셨쥬?

 

잘 식은 밥에서는

맛있는 냄새가 물씬 풍긴다.

 

여분의 수분을

나무가 흡수해지므로

볶음밥을 해 먹어도 

밥알이 술술 풀리는데

그런 밥이 맛있게

식은 밥이다.

무쇠솥(가마솥)에 밥을 해먹으면서

그동안 밋밋하게만 여겼던 밥안에,

무한한 세계가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스테이크의 강렬한 맛,

피자의 매혹적인 단맛,

그런 것들만 맛보고 싶고,

만들어 보고 싶었다.

그때에는 이런 내밀한 맛이

내 의식속으로 비집고

들어올 틈이나

계기가 없었다.

 

커다란 행복은 

작은 행복을 보이지 않게 만든다.

하지만 진실은 작은 행복 속에

무한한 세계가 펼쳐져

있다는 것이다.

 

무쇠솥밥

고슬고슬 지은날엔

콤콤하게 잘익은

열무김치, 구이김 밑반찬에

토마토달걀국을

예쁜 소반에 담아 

나를 위한 밥상을 차려보자.

밥만 맛있다면 반찬은

2가지면 충분하다.

 

어떤 수식어로도 표현할 수 없는

행복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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